[기고] 젊은 세대에 필요한 삶의 지혜, 시니어 적극 활용을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이 은퇴하기 시작한 지 몇 년이 경과했다. 고작 9년간의 세대가 전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며 이들이 경제력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연히 인구 비율보다는 월등히 높을 것이다. 교육적인 관점에서도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큰 화두가 되는 시점이다.
각종 세상살이의 즐거움과 엄청난 풍파도 겪어본 시니어의 지혜 나눔도 주니어에게 유용할 것이다. 시니어들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잘못 충고하면 꼰대나 '라때' 스토리로 치부받은 사례도 많을 듯하다. 최소한 말로 직접 듣지는 않았더라도 사회 분위기상 그럴 것 같아서 지레 입을 닫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긴 세월 동안 어렵게 터득한 세상살이의 이치를 그냥 묵혀둔다면 이는 분명한 사회적 손실이다.
학생들이 십수 년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졸업 후 30~40년의 사회생활을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식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함은 누구나 다 안다. 우리나라 10·20대는 선진국 시대에, 30·40대는 중진국 시대, 50·60대는 후진국 시대로 성장기 배경이 각각 다르다. 성격은 물론 심하게는 외모도 일정 부분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세대 간에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접근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시니어는 부모가 아닌 삼촌이나 이모의 입장에서 훈육 아닌 경험을 공유해야 주니어도 공감하며 받아들인다. 서로의 갭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니어는 눈높이를 낮추고 주니어는 눈높이를 높이는 노력을 서로 하되, 순서는 시니어가 먼저 실천해야 주니어가 따라한다고 보여진다. 지난여름 필자의 후배 고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때 소통, 감사, 정직함 딱 세 가지만 잘 갖추면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고 인생 경험을 공유하여 큰 공감을 산 바 있다.
무려 반세기 50년 차 후배임에도 눈높이를 맞추니 의외로 상호 교감이 잘된 시간이었다. 가르치듯 하면 반발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조언을 듣고 따르는 당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이정표의 제공으로 만족하면 된다. 충고를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임은 시니어들이 말하는 태도와 후배들의 마음가짐에 달렸기 때문이다.
교육은 물길과 같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함은 당연하다. 먼저 알고 먼저 깨달은 이가 그렇지 않은 이에게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지혜는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최근의 온라인 기술은 당연히 손 빠른 주니어가 시니어에게 배움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상호 교육이 선순환되려면 선후배 간의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교육의 제안 방향은 상호 말은 줄이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현장에서도 말로만 '목표를 향하여 앞으로'라고 외치고 정작 본인은 후방에 남아 있으면 누가 심정적으로 따르겠는가. 이제는 행동의 시대다. 공감을 위해서는 시니어, 주니어가 서로 탐색과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진영호 작가·전 고려대 산학협력중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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