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발언 넘나드는 ‘나는 SOLO’, 더는 순수할 수 없는 2023년의 연애[스경연예연구소]
대한민국에서 ‘연애 리얼리티’라는 장르 자체가 부흥한 이유는 경계를 넘는 아슬아슬함에 있다. 사람의 감정 중 가장 깊숙한 것 중 하나인 ‘애정’을 대외적으로 끌어내, 불특정 다수가 보는 앞에서 그 고민의 과정을 드러내는 과정의 자극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 경험이 없는 비연예인 연애의 경우는 이를 세련되게 윤색하거나 감추는 요령이 없는 데서 나오는 극적인 정서가 있었다. ENA와 SBS Plus에서 2년 넘게 방송 중인 ‘나는 SOLO’의 인기 요인 역시 이러한 날 것의 감정을 가장 정밀하게 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끝난 16기 특집을 계기로, 그 진정성과 순수성에 대한 의심을 분명히 해봐야 하는 시기가 왔다. 출연자들이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의 수준을 넘어선 행동들을 하면서 시청자가 불편해지는 지점이 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 16기 출연자인 ‘옥순’이 함께 출연한 ‘영숙’에 대한 법적대응을 천명했다. 옥순은 1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같은 기수 출연자 영숙에 대한 고소를 언급했다.
옥순은 “방송이 끝난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영숙이 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방송에서 한다더라”면서 “본인만 이야기하면 될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중략) 방송도 끝났고 전면 명예훼손 고소에 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갈등상황은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인지하던 상황이었다. 영숙은 광수와 데이트 도중 분쟁이 있었던 사실을 출연자들에게 퍼뜨린 이가 옥순이라 오해했고 언쟁을 벌였다. 프로그램에서는 사과와 화해가 있었던 듯했지만 방송이 끝나고도 폭로가 이어졌다.
이 사건을 비롯해 출연자 영숙은 전반적으로 일부 출연자 그리고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출연 중 훈계조 언행을 거듭하면서 분란을 낳았고, 본방송 이후 마지막 공식라이브에서는 영숙이 SNS 팔로워수가 급증한 것을 강조하면서 ‘본인 홍보’에 출연의 방점이 더 있었던 것인지 진의를 의심하게 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출연자 ‘영철’이 ‘상철’과 함께 유료 팬미팅을 진행하려다 취소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영철은 지난 8일 SNS로 ‘선착순 40~50명, 3만원 회비’라는 글을 올려 비난을 받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확실히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프로그램의 연출자 남규홍PD의 과거 작품 ‘짝’에서는 출연자들의 관련 논란이 온라인에서 가십 정도로 사라지는 수준이었다면, 지금 ‘나는 SOLO’에서는 각종 SNS나 유튜브 개인 방송을 통해 논란이 확대 재생산된다.
출연자들은 방송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SNS 팔로워수를 늘리고, 이는 곧 바이럴 광고로도 이어져 이들이 등장하는 간접광고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이는 홍보를 위한 것인지, 사랑을 찾기 위한 것인지 프로그램 출연의 진의마저 의심하게 하는 단계로 비화했다.
지금의 연애, 특히 방송을 통해 보이는 연애는 SNS나 개인 방송 등 지금 시대 젊은이들의 삶의 양식과 떨어질 수 없게 됐다. 방송을 통해 보이는 진실한 감정과 그 유명세의 선후가 바뀌면서 파급력을 취하려는 시도 역시 그만큼 늘어났다. ‘나는 SOLO’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고소 논란과 관련한 많은 구설에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과연 제작진은 지금 세대의 연애, 지금 세대의 진실한 연애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있는지 결국 시청자가 꼼꼼히 따져 물어야 하는 때가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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