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도 도요타 뚫었다···2030년까지 양극재 공급

북미담당 법인과 2.8조원 계약
전기차 최대 70만대 생산 규모

[서울경제]

LG화학(051910)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와 처음으로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7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도요타의 북미 자체 배터리 생산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LG화학은 도요타 자동차 북미 생산·기술 담당 법인 TEMA와 2조 8000억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제품 공급 기간은 2030년까지다. 업계에 따르면 계약 물량은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이 도요타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8조 엔(약 72조 원)을 투입해 30종의 전기차와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고 연간 전기차 35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동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미국 IRA 요건을 충족하는 양극재를 만들어 공급하고 도요타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그 합작사에 집중됐던 양극재 공급사를 외부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3%인 외부 공급사 비중을 2030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2030년까지 95만 톤 이상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는 전기차 약 50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도요타를 비롯해 올해 추가 계약 가능성도 있다. LG화학은 올 7월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올해 몇몇 기업과 양극재 공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며 “LG화학이 제2공급사로 들어가는 방식 등 고객 다변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을 올해 12만 톤에서 2028년 47만 톤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새로운 지역으로 생산 거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초 체결된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 건설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에만 4조 원 이상을 쏟아부어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12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모로코에 5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공장 설립을 결정했으며 유럽 양극재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