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꿈보다 더 꿈같은 하루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현실과 꿈의 모호한 경계다. 두 여고생의 꿈결같은 하루를 담은 '너와 나'다.
1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너와 나'(연출 조현철·제작 필름영)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조현철 감독과 주연 배우 박혜수, 김시은이 참석했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 배우 조현철 아닌 감독 조현철
그동안 대중에게 '배우'로 각인됐던 조현철이 이번엔 '감독'으로 돌아왔다.
이날 조현철 감독은 연출 계기에 대해 "연출 전공을 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글을 쓰려고 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개인적인 사건을 계끼로 죽음에 대해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얻게 됐다"며 "제 주변에서 일어났던, 사회적으로 일어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끝에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다닐 때도 연출을 했어서 현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생각외로 제가 연출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물론 수많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현장이 될 수 있었겠지만 현장이 너무 따뜻하고 사랑이 넘쳤다"며 "시나리오에서 제가 의도했던 것 이상의 것들을 현장에서 배우들이 보여줬기 때문에 염려들도 첫 촬영에 다 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박혜수는 "감독님이 배우로서 현장에서 일하신 경험도 저희보다 훨씬 선배 아니냐. 그래서 그런지 연기를 할 때 현장에서 단 한번도 힘들다거나 불편하거나 어렵다거나 몸이 굳을만큼의 그런 건 없었다"고 전했다.
◆박혜수·김시은, 사랑과 우정 사이
극 중 세미와 하은이는 우정을 넘어선 사랑을 나눈다. 이를 연기한 박혜수와 김시은 역시 그런 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연기했다.
이에 대해 박혜수는 "대본을 처음 주셨을 때 좀 어려웠다. 표면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 큰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생각했다"며 "세미와 하은이의 사랑을 노래하는 이 이야기에 꼭 참여하고 싶었고, 이렇게 보여드리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시은은 "세미와 하은이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라 그때 촬영할 당시엔 하은이가 세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당시 마음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며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두 번째 봤을 때, 여러 번 볼 때마다 '사랑해'라는 말이 스스로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는 힘이 된 것 같다. 관객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그 힘을 원했다. 그걸 찾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여고생을 주연으로 앞세운 이유에 대해 조현철 감독은 "그냥 자연스럽게 두 여자 아이가 떠올랐다. 저한테는 그게 너무 당연했다. 다른 주인공들은 딱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저한텐 자연스러웠다. 이게 남녀간 사랑을 다룬 것도 아니다. 그 두 여자아이가 떠올랐다는 것이 우리가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익숙하게 받아들인 것처럼 저에게도 익숙하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선
'너와 나'는 선형적인 시간의 느낌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래시백과 세미의 꿈 속을 오가며 진행된다.
이에 대해 조현철 감독은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쓸 때부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선형적인 시간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기엔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며 "영화에서 등장하는 플래시백, 꿈과 현실 이런 경계들을 조금 흐릿하게 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저 영화에서 나오는 플래시백은 플래시백이 아니라 꿈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은 꿈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게 연출하고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박혜수 역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일단 화면의 색감부터 편집된 것도 그렇고 굉장히 꿈과 현실의 경계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세미의 하루가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왔던 거 같다"며 "이 하루가 끝나더라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희망이 담긴 거 같다고 느껴졌다. 애틋하고 아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조현철 감독은 작품 속 자주 등장하는 식물들에 대해 "처음에 단순한 생각은 어떤 공간적이 느낌이 확장되거나 축소되는 스케일적인 면에서 변화가 계속해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 초반에는 식물원도 있었다. 식물이 있는 공간이 다른 공간으로 뻗어나가고 축소되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식물이 주는 느낌은 단순히 사물이 아닌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너와 나'는 25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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