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 보장" 3억 갈취해 10년 간 필리핀 도주…징역형

"장외주식 수익률 20% 3일 내 지급"
동향 출신·투자정보 많다고 속여 접근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장외주식 등 투자 정보가 많은 것처럼 행세해 피해자들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뒤 10년 간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박강민 판사)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1)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경매회사에 근무하는 피해자 A씨와 A씨의 친동생 B씨로부터 총 3억22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B씨에게 "장외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니 1000만원을 투자하면 수익률 20%에 해당하는 200만원을 3일 내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해 지난 2012년 9월부터 2013년 7월까지 23번에 걸쳐 약 2억8500만원을 받아냈다.

이씨는 경매회사 손님으로 A씨를 만나 같은 고향 출신이라고 접근했다. 이후 여러 사업을 하며 투자 정보가 많다고 속여 B씨를 소개받아 이같이 범행을 저질렀다.

아울러 이씨는 A씨에게 경기도 수원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3000만원을 투자해 1년 뒤 돈을 찾아가라고 거짓말해 2013년 1월 3000만원을 갈취했다. 이후 또 다른 인터넷 매장을 운영하자며 "SK에서 미납 세금 1200만원 중 30%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며 나머지 700만원을 송금해달라고 요구해 같은 해 7월 A씨로부터 이 돈을 받아냈다.

이밖에 이씨는 운영 중인 업체를 퇴직한 근로자 3명의 임금 총 690만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이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후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필리핀에서 도주 생활을 해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액 일부를 변제했지만, 사기죄로 실형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에 자중하지 않고 사기 범행을 시작해 도주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