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이주호 “2028학년도 수능, 통합형·융합형…변별력 그대로”
지식 암기보다 논리적 사고 역량 융합적 평가”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국어·수학 영역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탐구 영역은 응시자가 모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응시해야 한다. 다만 첨단분야 인재 육성을 고려해 ‘미적분Ⅱ+기하’를 선택과목 ‘심화수학’으로 추가하고 절대평가하는 방안을 국가교육위원회 등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다. 고교 내신도 5등급의 상대평가로 전환하고, 5등급의 절대평가 성적을 병기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수능 선택과목의 유불리 문제를 끊어내 수능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2028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 없이 동일한 내용과 기준으로 평가해,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오로지 실력과 노력만으로 수능 점수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또 새로운 수능 제도가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급변하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통합적·융합적 사고를 하는 창의적 인재”라며 “사회·과학을 통합 응시하게 해 과목간 벽을 허물고, 개별 과목의 지식 암기보다 논리적 사고 역량을 융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 전형 수시·정시 모집 인원 비율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한다. 서울 주요대학은 40%를 정시로 뽑는 것이다. 교육부는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자는 의견에는 “대입 제도는 안정과 공정이 중요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 등에서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에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부총리와 기자들의 질의응답.
─내신과 수능 체제를 바꿔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면접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변별력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다. 수능은 통합형·융합형으로 바뀌지만 전체적인 과목 체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내신도 정해져 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9등급 상대평가, 2·3학년 절대평가다.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와 5등급 상대평가·절대평가 병기 체제로 바꾸었다. 균형을 잡은 것이다.”
─심화수학 포함 여부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다.
“심화수학(포함하자는 것에 대한) 반론은 내신에서 충분히 심화수학 영역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고, 잘 안 될 것이라고 믿는 분들도 있다. 일단은 대안으로 넣어 놓은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충분히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주요대 정시모집 비율 40%를 유지하는 이유는.
“정시 40%는 지난 정권에서 큰 논쟁을 거치고 갈등을 유발하면서 결정된 것이어서, 흔들면 입시 안정성이 지나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능과 내신 (제도를) 잘 다듬고 공정하고 혁신적으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통합과학으로 과학 사교육 시장이 열릴 것이란 우려가 있다.
“통합사회, 통합과학은 2015학년도부터 과목이 도입되어 교과서도 개발되고 현장에서 가르치던 과목이다. 수능 문제 유형과 경향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심화과목 없이 통합과학만 응시하도록 하는 개편안에 대해 대학 이공계에서 우려가 있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으로 나눠서 파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는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과학 인재를 기르기 힘들다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 수능을 들여다보니 물리Ⅱ를 선택하는 응시자가 1%도 안 된다. (표준점수) 유불리만 따져서 (선택과목을 택하고), 과학과 사회 과목 중 두 과목을 택하기 때문에 아예 과학을 택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통합과학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을 단순히 배치한 게 아니라 융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우주에 대해 배운다면 물리, 화학, 생물, 지리 지식이 다 있어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과학 인재 양성에는 훨씬 더 진전이 있을 것이다.”
─수능에서 선택과목을 없애면 서울 주요 대학과 메디컬 계열 학과 신입생 선발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혼란스러울 것 같다. 심층수학 도입이 보완이 될 수 있나.
“이번 방안이 이전의 수능 체계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인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통합과학, 통합사회는 융합적인 사고력, 기본적인 논리력,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미래인재 양성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 변별력은 문제 난이도로 유지할 수 있다.”
─수능이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과 2학년 일반선택과목에서 출제되어 3학년 때 1학년 과목을 다시 수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1학년에 배치되어 있고 수학이나 국어는 2·3학년 때 과목들도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다. 1·2·3학년 때 내용들이 충분히 학습되고 수능 준비로 이어지는 교육과정 편성이 가능하다.”
─확률과 통계를 공통과목으로 내리면서 미적분과 기하는 심화수학으로 옮겨서 결론적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수학이 쉬워졌다는 분석이 있는데.
“대학의 입시처장들, 전문가들도 이 정도 수능안과 내신안이면 충분히 학생들 잘 뽑을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저희들이 충분히 고민했고 또 현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이 대입 전형에 반영될 여지가 있나.
“IB에는 저도 굉장히 관심이 많고, 교육계도 희망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는 제도다. 일본도 도입을 하려 노력하고 있고, 중국 상하이에도 도입되고 있다. 다만 아직 대입에 정식으로 반영하기에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의 학교들이다. 추이를 보고 대입에 반영하는 것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절대평가를 한 사례를 보면 학점 인플레가 상당히 심각하다. 대입 자료로 활용하기 쉽지 않겠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교사들의 논·서술형, 절대평가 역량을 키우는 게 교육부가 집중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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