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국정감사 핫이슈는 ‘일본’
여야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오염수 방류 문제에 있어서 일본 정부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비과학적인 주장으로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어민·수산업자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개최된 제45차 런던협약·제18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정부가 일본 편들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총회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방류가 이뤄진 거로 본다’고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대표단이 일본의 방류를 정당화시켜주고 일본 편만 들고 왔다고 보인다”며 “일본에 동조하고 일본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또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 지난 정부가 이걸(방류 문제를) 의제화한 이유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해양 투기에 해당하는지, 런던의정서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논의해달라고 제소한 건데 이번에 우리 대표단은 오히려 일본 입장을 그대로 옹호하고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투기를 제일 먼저 런던협약의정서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 때”라며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별도 서면의견서까지 제출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는 한계가 있으니 IAEA와 별도로 이 문제를 런던협약의정서 총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최근 도쿄전력이 2차 방류 대상인 탱크 C군의 시료에서 탄소-14, 세슘-137 등 방사성핵종 4종이 미량 검출됐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삼중수소뿐 아니라 나머지 핵종에 대해서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용으로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정부가 지난 정부와 똑같은 원칙에서 철저히 검증해서 잘 대응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하니까 국민이 아직도 불안한 것”이라면서 “핵 폐수, 독극물 이런 얘기 하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겠나”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민들, 수산업자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반일 감정 부추기는 게 내년 총선에 유리해서 그런 것 아닌가”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 1주일 후인 지난 8월3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목포 횟집에서 회를 먹은 사실도 문제 삼았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방류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핵 농도보다 1000배 높은 오염수가 2013년 원전 사고 당시 하루 300톤씩 방류됐지만 지금까지 한반도 해역에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IAEA가 출간한 자료에 ‘해양성 방사성 물질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치를 전적으로 IAEA가 권한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IMO 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단독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외교부의 ‘IMO 총회 보고서’ 자료 제출 및 공개 여부를 두고 국감 시작부터 설전을 벌였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IMO 총회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입장 발표 전문을 요청했는데 며칠째 외교부가 전혀 전문 제공을 안 하고 있고 해양수산부로 직접 연락하라며 해수부 핑계를 댄다”며 “이렇게 해서 국감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공개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 한 발언을 한국 국회가 받아볼 수 없다면 정부가 떳떳하지 못하고 숨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총회의 공식적인 결과보고서는 추후 사무국이 공표 예정이고, 당사국 총회 준비와 참여는 해수부가 주관하고 있기에 외교부가 이 자료를 먼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뿐 아니라 한·일관계와 관련한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껄끄럽게 생각할 수 있는 야스쿠니 신사나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 논평은 외교부 홈페이지 영문판이나 주일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올라가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외교부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주요정책 추진현황 보고’ 자료를 통해 “강화된 한·일관계 개선 모멘텀을 외교·안보·경제·인적교류 등 다방면으로 확대 및 구체화해 나가면서, 양국 간 신뢰 증진과 함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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