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덕 수원세류지킴이협의회장, “살기 좋은 따뜻한 동네가 됐으면”
“제2의 고향인 세류동이 누구에게나 따뜻한 곳이 될 수 있도록 평생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수원특례시 권선구 세류동에서 18년째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해 온 허경덕 수원세류지킴이협의회장(58)의 하루 일과는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옆집이 누구인지 관심도 없이 살고 있는 요즘, 인사 한마디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동네 발전의 첫 걸음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세류동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넘은 허 회장에게 이곳은 제2의 고향과도 같다. 그렇기에 동네 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발벗고 나섰고, 이젠 그를 모르는 동네 주민이 없을 정도다. 그는 세류동이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지난 2007년 ‘세류지킴이’를 만들었다.
세류지킴이로서 첫 활동은 평소 먼 횡단보도 탓에 아이들의 무단횡단이 끊이지 않던 곳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주민 서명을 받으러 밤낮으로 뛰어다닌 결과 한달동안 주민 560여명의 동의서를 받아 시에 제출했고, 현재는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로가 됐다.
또 가까운 경로당을 가려면 언덕을 넘어야 했던 어르신들을 위해 ‘행복경로당’ 만들기에 앞장섰다. 풀만 무성하고 관리되지 않았던 도서관과 공원 주변을 철쭉 꽃 명소로 탈바꿈한 것도 허 회장의 공이 컸다. 주택가에 있는 버드내 도서관과 세류문화공원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공간이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세류동 만남의 장인 만큼, 더 많은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지난 4월부터는 수원세류지킴이 30여 명과 함께 잡초를 뽑고, 그 자리에 철쭉나무 400그루도 심었다. 그 모습을 본 동네 주민들도 꽃밭을 가꾸는 데 써달라며 백일홍 씨앗을 기부하고, 사과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 등을 후원하면서 주민이 함께 만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허 회장은 “‘세류지킴이가 있어 따뜻한 동네가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지역 주민들의 미소에 힘이 난다”며 “매일 새벽에 일어나 꽃밭에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됐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바꾸기를 통해 주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소통하다보면 결국 경기 전역이 함께 발전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믿음으로 매주 세류동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활동과 독거노인 및 저소득 가정을 위한 헌옷·쌀·라면 나눔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허 회장은 “세류동 주민 모두 내 자식 같고, 부모 같다”며 “체력이 닿는다면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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