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아쉬웠던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동반 하락 마감
중동 지역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승 출발했던 국내 증시가 종가 기준으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7개월 만에 800선이 붕괴됐고, 코스피도 2400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국내 증시는 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 증시 벤치마크인 TA-35보다 약세를 보였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5포인트(0.26%) 내린 2402.58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비둘기파(금리인하 주장) 발언에 힘입어 개장 직후 1%대 강세를 보였으나 장중 시장에 부담스러운 소식이 이어지며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부도 위기에 빠진 중국 유명 부동산개발업체 컨트리 가든이 해외 발행 채권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며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컨트리 가든은 이날 약 103억원에 달하는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
가자 지구에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며 "지금은 선택지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4시 기준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772억원, 2081억원 팔아치웠고, 기관이 홀로 588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점심 전후로 취약한 주가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확산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 증권 등이 1%대 강세 마감했다. 화학, 종이·목재, 건설업, 섬유·의복은 1%대 약세 마감했고, 철강 및 금속, 기계는 2%대 약세를 의료정밀은 3%대 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합병에 관해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셀트리온이 2%대 강세 마감했다. 삼성SDI와 KB금융은 1%대 강세를 삼성전자, 현대모비스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깜짝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반면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는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LG에너지솔루션, 기아, 현대차는 1%대 약세를 나타냈다. POSCO홀딩스는 4%대 약세를 포스코퓨처엠은 5%대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1.39포인트(2.62%) 내린 795.00을 나타냈다. 개인이 665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7억원, 19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단을 구성하고 있는 2차전지주 약세가 코스닥 낙폭을 키웠다.
에코프로는 5만3000원(6.32%) 하락한 78만6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80만원 선도 지키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5.31%), 엘앤에프(-3.90%) 등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1%대 강세 마감한 유통을 제외하고 전부 약세 마감했다. 제약, 화학, 제조는 2%대 약세를 인터넷, 금속은 3%대 약세를 기록했다. 오락문화, 소프트웨어는 4%대 약세를 금융은 5%대 약세를 나타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2차전지와 함께 엔터주도 급락했다. 에스엠이 6%대 약세를 JYP Ent.는 4%대 약세를 기록했다.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도 4%대 약세 마감했고, 엘앤에프, HPSP는 3%대 약세를 기록했다. HLB, 리노공업은 1%대 약세를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강보합권에 머물렀고,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1%대, 3%대 강세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눈은 12일 발표 예정인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린다. 미국 9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임금 상승률은 예상치를 하회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충족하면 미국의 긴축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4원 내린 1349.5원에 마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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