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15분 도시' 부산의 미래와 과제 토론회…"접근·연대·생태성 지향"
부산 특수성 담아…입지, 지형, 건축물 용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도심 곳곳 빈땅 활용한 ‘선형 공원’ 제안…불균등·군집 현상 해소도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민선 8기 박형준 부산시장의 1호 공약인 '15분 도시'는 공동체 중심의 공간을 구성해 생활권 가까이 문화·여가·공공서비스 누려 살기 좋은 행복 도시 부산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재환 부산연구원 부원장은 10일 오후 2시 부산의시회 2층 대회의실에서 뉴시스 주재로 열린 '15분 도시 부산의 미래와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아다.
이번 토론회는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가 이번 토론회를 후원했다. 토론회에는 약 120여 명이 참석했다.
박대근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오재환 부산연구원 부원장의 '15분 도시, 부산의 담대한 도전과 시민행복'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15분 도시는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도시가 거대해지면서 환경오염, 교통체증, 에너지 고갈, 생태계 파괴, 과밀화, 식량안보 위협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는 n분 도시 핵심 원칙을 ▲모든 시민이 식료품이나 신선한 음식, 건강한 관리와 연관된 상품과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지역에 가족 유형별로 다양한 유형과 크기의 주택을 제공하고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시민이 깨끗한 공기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녹지 공간을 제공한다 ▲원격근무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집 근처에 소규모 사무실, 소매 및 접대시설, 코워킹 스페이스를 둔다고 제시했다.
모레노 교수가 제시한 해외 n분 도시 정책은 공동체 가치 우선의 포용적 상생 정책으로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에 쉽고 가깝게 접근할 수 있고 일상생활 대부분을 생활권 내에서 해결하며 더 나은 생활환경을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도시공간구조 생활 양식을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의 n분 도시를 살펴보면 프랑스 파리는 ‘생태·건강·연대로의 가치 15분 도시’를 지향한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소개한 개념으로 집에서 도보 15분 내 학교, 문화시설, 의료시설, 공공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도시를 구상했다.
주말에 학교를 녹색 쉼터로 개방하고 파리 어디에서든 200m 내 공원, 정원, 숲, 강을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길에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다. 파리에는 만남의 장소가 되는 광장에 교차로 녹지화를 만들고 보행자 전용도로를 확대하는 한편 놀이터 및 놀이공간, 공유텃밭 등을 조성한다.
미국 포틀랜드는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20분 생활권 도시를 지향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젊은이들에 대한 교육, 경제적 번영과 주거 안정, 건강하고 연결된 도시가 목표다.
호주 멜버른도 20분 생활권을 제시했다. 도보·자전거·대중교통 등에 의해서 집에서 20분 거리에서 일상 대부분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생활권이다. 토지이용, 주택유형, 대중교통 등 계획된 생활권을 통해 더 건강하고 살기 좋은 지역 사회를 현실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부산은 접근성, 연대성, 생태성 등 3대 지향점을 중심으로 걷기 중심의 삶으로 즐겁게 배우며 건강하게 살고 편안하게 쉬면서 가까이 일할 수 있는 15분 도시를 지향한다.
오 부원장은 "부산의 특수성을 담아 15분 도시 정책을 펼쳐 나간다”며 “입지, 지형, 건축물 용도 등을 고려해 단위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62개 소생활권을 기본 계획단위로 설정해 걷기 중심의 삶을 통한 행복한 공동체를 꿈꾼다. 특히 부산의 특수성을 반영한 만큼 소생활권과 광역중심시설 나눠 개발하고 이를 대중교통을 통해 15분 내로 닿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 소생활권에서는 15분 내 생활보행권을 통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오 부원장은 "어린이 복합문화센터인 ‘들락날락’, 통합돌봄 센터인 'HAHA센터',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할 '동네 놀터'와 생활권 경제를 일으킬 '니코노미'를 통해 15분 도시를 구성했다"며 "현재 당감·개금 해피챌린지를 중심으로 1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산형 15분 도시는 사람과 공동체 중심으로 ‘나’와 공동체의 관계를 조화롭게 가꾸는 이상적인 모습을 목표로 한다"며 "15분 도시는 삶과 일과 레저가 따로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닌 도시 전반에서 발현하는 공존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서 김영하 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정지영 신라대 건축학과 교수, 정성훈 한국RE100 협의체 부회장, 김철우 RTBP ALLIANCE 대표가 토론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공원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부산은 공원면적이 부족해 공원의 유기적 연결되지 않고 건강도시의 기능적인 면과 생활 속 문화적인 면에서도 그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심 곳곳의 빈 땅을 활용해 '선형 공원'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가로로 길게 조성했을 때 공원의 혜택을 보다 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서울 경의선 숲길의 경우 홍대 앞 연남동에서 시작해서 마포구 공덕동까지 이어진 숲길을 산책하면서 두 지역의 주민들이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지형적 문제로 인한 경사지와 구릉지가 많아 도로의 구성 방식이 선형화되어 있고, 도로체계가 병렬화되지 못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생활형 SOC 시설이 생활권 위주로 공급되기보다는 행정권역을 중심으로 배분되어 있다"며 "의료복지시설 역시 지역에 따른 불균등, 군집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15분 도시에 있어서 연결과 참여가 중요함을 밝혔다. 그는 "지속 가능하고 확장성이 있으면서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는 열린 공간, 참여하는 공간, 행복한 공간으로 방향으로 15분 도시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15분 도시가 확장성 있는 사업이 되기 위해 고령화 대비, 청년이 떠나지 않고 비전이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는 끊임없는 노력과 기획과 설계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15분 도시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도시 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15분 도시는 공간의 구조, 도로망의 구조를 개편하는 데 공간을 가진 지주 혹은 공간에 있는 기업과 노동자 등 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결국 15분 도시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마스터플랜보다는 우리가 어떤 가치나 방향을 가지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h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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