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 도축 직전, 반달가슴곰 ‘주영이’는 남은 삶을 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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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 채취로 죽어갈 위기에 놓였던 사육곰이 한 시민의 후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사육곰 농장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10일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 최인수 활동가는 "이번 구조로 화천군에서 사육곰이 완전히 사라진 점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전국에는 300마리에 가까운 사육곰들이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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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사육곰 구조
농장 18개로 줄여…여전히 전국에 300마리 남아
웅담 채취로 죽어갈 위기에 놓였던 사육곰이 한 시민의 후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사육곰 농장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농장은 화천군에 남아있던 마지막 사육곰 농장으로, 이 사육곰이 구조되며 폐쇄됐다. 농장이 문을 닫으며 전국의 사육곰 농장도 19개에서 18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단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번 구조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사육곰 구조 비용과 보호 비용 등으로 5000만원을 후원하겠다고 나서며 성사됐다. 이 교사는 북극곰을 돕기 위해 오랫동안 후원금을 모아왔으나 사육곰의 비극적인 현실을 알게 되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 8일 단체들은 현장을 찾아 농장에 마지막 남은 사육곰을 이들이 운영 중인 강원 화천의 보호시설로 이주시켰다. 앞서 두 단체는 2021년부터 화천군 내 사육곰 농가들과 협의해 총 17마리의 사육곰을 구조했고, 자체 보호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다. 두 단체는 기존 농장 시설을 보호시설로 개조해 사육곰들에게 더 나은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보호 중인 사육곰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여 년을 4평 남짓한 철창에 갇힌 채 웅담 채취만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구조 이후에는 적응 훈련을 거쳐 흙과 바위, 나무, 인공 연못이 조성된 방사장을 산책하거나 곰 본연의 습성을 되찾을 수 있는 풍부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구조된 사육곰은 2013년생 암컷으로, 올해 도축허용 연령이 되었으나 죽음 직전에 새 삶을 얻게 됐다. 현재 정부는 10살 이상의 사육곰의 경우 웅담 채취를 위한 도축을 허용하고 있다. 구조된 곰 또한 웅담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으나 농장주도 마지막 남은 곰의 도축을 원하지 않았고 때마침 후원자가 나타나 구조를 지원했던 것이다.
곰은 후원자의 이름을 따 ‘주영이’라는 새 이름으로 여생을 보내게 될 예정이다. 오랜 기간 농장에서 홀로 지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격성을 보이긴 하지만, 혈액 검사 결과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정부는 사육곰 산업 종식을 발표하고 전남 구례, 충남 서천 등에 사육곰 보호 시설을 마련 중이다. 사육곰 농가, 동물보호단체 등과도 사육곰 보호를 위한 협약을 진행했다. 국회에서는 관련법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의결돼 통과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은 계획대로 완공되더라도 구례 49마리, 서천 70마리 규모로 수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최인수 활동가는 “이번 구조로 화천군에서 사육곰이 완전히 사라진 점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전국에는 300마리에 가까운 사육곰들이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고 있다”고 전했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최태규 대표는 “정부의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이 완공돼도 절반가량의 사육곰들은 여전히 갈 곳이 없다. 보호시설의 운영 주체에 따라 곰들의 복지 수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도 자체적으로 민영 보호시설인 생츄어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주영이와 같은 사육곰을 구조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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