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중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해야"…권익위, 아산시에 시정권고

국고보조금 신청은 운영 의사 표시…중단 사유 찾기 어려워
학부모들 "원상회복하고 사과해야" 주장

송남중 학부모회가 박경귀 아산시장이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자녀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항의집회 하는 모습. /뉴스1ⓒNews1 이시우 기자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개학을 한달 여 앞두고 돌연 사업이 중단된 '송남중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를 재운영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판단이 나왔다.

10일 송남중 학부모회에 따르면 권익위는 박경귀 아산시장에 대해 '송남중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 운영을 시정권고했다.

방과 후 아카데미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 사이 청소년들의 방과 후를 국가가 돌보는 정책지원 사업이다. 학습은 물론 진로 체험, 심리 상담, 주말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과 저녁 급식 및 귀가까지 청소년들의 안전한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한다.

여성가족부와 지자체가 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국 30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송남중은 아산시 출연기관인 아산시청소년재단과 위탁 운영 협약을 맺고 2022년부터 방과후 아카데미를 시행해 왔다. 계약 기간은 2026년 12월까지였다.

아산시는 사업 시행을 위해 올 초 지방비를 편성하고 여가부에 국고보조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박경귀 아산시장이 국고보조금 교부 신청 다음날인 지난 1월 6일 돌연 송남중 방과후 아카데미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여가부가 국고보조금 결정을 통지한 날에는 청소년재단을 통해 송남중에 업무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개학을 한달 여 남겨 둔 시점이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중단 사유에 대해 "형평에 어긋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회 심사를 통과한 예산의 집행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 아산시의회도 문제를 제기했고, 의원 전원이 천막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운영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음에도 일방적으로 협약을 해지해 운영을 중단한 것은 위법·부당하다"며 권익위에 시정을 요청했다.

아산시는 "공익상 위탁을 계속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해 협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지만 권익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익위는 "여가부에 올해 사업 운영의사를 표시하고 국고보조금을 신청, 교부받았다"며 "지자체 예산을 편성하고, 국고보조금 교부를 신청한 시점까지 공익상 위탁을 계속할 수 없는 사유가 새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경귀 아산시장 /뉴스1 ⓒNews1 이시우 기자

권익위는 행정기본법 제12조(신뢰보호의 원칙) 제1항을 언급했다. 이 법은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권익위는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우 보호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송남중 방과후 아카데미는 운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아산시에 시정을 권고했다.

송남중 학부모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송남중 방과후 아카데미가 특혜사업은 물론 불공정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됐다"며 아산시는 사업의 원상회복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시장의 방침을 받아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남중 학부모회는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의 일방적인 중단으로 인해 자녀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박경귀 아산시장과 아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