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내년 초 피해 본격화할 것"…커지는 '수원 전세사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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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기간 만료가 집중된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피해자가 쏟아질 겁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원 전세사기 의혹' 사건의 임대인 정모 씨는 수원 팔달구·권선구 등지의 공인중개사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부동산업자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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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운영 식당 등도 대부분 폐업…연락두절 후 사무실 굳게 문 닫혀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전세 계약기간 만료가 집중된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피해자가 쏟아질 겁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원 전세사기 의혹' 사건의 임대인 정모 씨는 수원 팔달구·권선구 등지의 공인중개사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부동산업자로 통했다.
특히 정씨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1년부터 지난해 사이 공격적인 투자로 하루가 멀다고 건물을 통째로 사들였다고 한다.
이 시기는 정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 임대업 법인 18곳 중 대부분의 법인이 세워진 때이기도 하다.
정씨와 그의 아내 등 가족까지, 정씨 일가가 보유한 건물은 40여 채에 달하는데, 대부분 수원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 A씨는 "당시(2021년께) 원룸·투룸 빌라나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많아서 손님에게 좋은 방을 보여주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럴 때 찾는 사람이 정씨였다"며 "정씨는 언제든 전화해도 '물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보유 건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당시 정씨가 대표로 있는 여러 법인 중 대표 격인 수원시 팔달구 소재의 한 법인 사무실은 방문할 때마다 공인중개사로부터 전화를 받느라 눈코 뜰 새 없었고,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A씨는 "정씨는 건물 매입을 본격화하기 전인 2019~2020년에도 소규모로 임대업을 했는데, 이상한 점은 '올(All) 전세', 즉 모든 물건을 전세로 놨다는 점"이라며 "근저당이 있는 건물을 모두 전세 계약하다 보니 '저러다가 크게 사고가 날 것'이라고 점치는 공인중개사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2021년에 접어들면서 정씨가 수십 채의 건물을 보유한 데다가 그동안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보며 반신반의했던 공인중개사들도 정씨를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씨의 자금 사정이 나빠진 이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문제가 하나둘 불거지기 시작했다.
정씨는 지난달 23일 피해자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전세가 하락으로 인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재임대까지 어려워지면서 더 이상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임대업 외에 정씨는 수원시 내에 식당과 카페 등을 차리면서 요식업도 활발히 했었으나, 하나둘씩 폐업해 대부분 업체의 운영권이 다른 이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현재 정씨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한때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던 정씨의 수원시 팔달구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으며, 사무실 문에는 법원 및 구청 재산세과 등에서 송부한 등기, 임차인들이 보낸 내용 증명 등의 도착 안내서가 현관문에 30여 장 붙어 있을 뿐이다.
이에 임차인들은 정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피해 호소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기준 총 53건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설명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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