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에 전장까지'…LG전자, 또 활짝 웃었다
기존 주력 가전 사업에 전장 더해져 시너지
LG전자가 지난 3분기 글로벌 경제 불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통 사업 분야인 생활가전은 물론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까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특히 전장 사업은 올 연말 기준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실 탄탄해진 3분기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0조7139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6%, 34.3% 늘었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상회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LG전자의 3분기 매출을 20조4624억원, 영업이익을 8084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날 LG전자는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호실적을 이끈 것은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이 나란히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볼륨존 공략 및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를 앞세운 B2B 비중 확대가 호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장 사업은 높은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 확대는 물론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그간 소비자 대상 사업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부품, HVAC(냉난방공조) 등의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라며 "제품과 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한 사업모델을 선보이고 올레드 TV,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볼륨존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적 시장 공략 또한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부진한 수요 환경 속에서도 물류비 장기 계약을 재갱신하는 등 비용 통제를 통해 견고한 수익성을 시현할 전망"이라며 "가전 사업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에 바탕을 둔 볼륨존 공략이 성과를 보이며 외형 확대에도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화 역시 실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가전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당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공조·사이니지·빌트인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활성화하고 전기차 충전·헬스케어 등 신사업 동력 확보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불황을 이겨내고 견실한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미래비전을 향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전장, 이젠 '주력 사업'으로
LG전자는 향후에도 전장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키워 생활가전 사업과 양대 축을 형성할 계획이다. 전장(VS) 사업부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적자 사업부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액도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장 사업은 글로벌 자동차의 전장화 및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LG 마그나 법인은 올 2분기 흑자전환 이후 내년부터 수익성 기여도가 높아져 내년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7월 자동차 부품 기업 마그나와 함께 합작법인 LG 마그나를 설립했다. 이후 LG 마그나는 전 세계 곳곳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설립, 글로벌 지역별 거점 생산기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전기차 전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구축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히트펌프,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냉난방공조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친환경·고효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TV 사업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 확장을 지속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콘텐츠 공급업체와 협업을 확대하고, 고객경험 확장을 위해 업계 최초로 TV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도 시작했다. 콘텐츠·서비스 사업 모수(母數)가 되는 웹(web)OS(운영체제) TV는 오는 2026년 3억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과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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