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료감호시설서 음란물 돌려본 성범죄자들… 구멍 뚫린 치료감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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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성범죄자들이 음란물을 무단으로 반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건 발생 후 물품 반입 절차 강화에 나섰지만, 성범죄자 치료감호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법무부도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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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USB 반입… 검찰 수사 중
물품 반입 관리감독 소홀이 원인
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성범죄자들이 음란물을 무단으로 반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건 발생 후 물품 반입 절차 강화에 나섰지만, 성범죄자 치료감호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법무부도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초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 중인 감호자들이 음란물이 담긴 USB를 소지한 채 여럿이서 수개월 동안 음란물을 돌려봤다는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는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피치료감호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대담하게 병원 내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는 공간에서 USB를 이용해 음란물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과 법무부에서 사건을 조사한 뒤 검찰로 송치, 현재 대전지검 공주지청에서 수사하고 있다.
법무부 조사에선 병원 직원들은 범행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료감호자들도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자백한 상태다. 그러나 법무부는 구체적인 USB 반입 경로나 사건 적발 경위 등에 대해서는 "모방 범행 우려 및 개인정보,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변이 어렵다"고 거부했다.
음란물 반입이 가능한 원인으로는 병원의 관리감독 소홀이 지목된다. 물품 반입 검사 건수는 2020년 이후 감소세(2020년 884건→2021년 694건→2022년 381건)를 보이고 있다. 수용인원 감소세(2020년 1,016명→2021년 863명→2022년 798명)와 비교할 때 감소폭이 훨씬 컸다. 병원은 사건 발생 이후인 5월부터 1차로 폐쇄회로(CC)TV와 바디캠 촬영 검사를 실시하고 2차로 각 병동에서 검수하는 방식으로 반입 절차를 강화했다. 하지만 기존에 어떤 방식으로 물품 검사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산하기관에서 치료감호 취지를 무색하게 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법무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법무부는 지난해 말부터 한동훈 장관이 소아성범죄자 치료감호제 신설 및 치료감호 요건·기간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치료감호 제도에 구멍이 뚫린 셈이어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권칠승 의원은 "소아성기호증 등 성적 성벽이 있는 성폭력 범죄자들이 재범방지를 위한 치료감호시설에서 음란물을 시청한 점은 관리감독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무부는 사건 은폐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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