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리더십 필요”···‘해임 불명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재등판’ 저울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임기 도중 해임되면서 미 의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봉착한 가운데, 의회의 해임 투표로 불명예 퇴진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재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9일 밤(현지시간) 비공개 회의를 열어 차기 하원의장 후보 선출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지역 화약고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의회 정상화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매카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공화당이 신임 하원의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으면 다시 나설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당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도 “나는 여전히 의원이고 계속 싸우고 행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8명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입장을 바꿀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이 무엇을 원하든 나는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장직 재출마는 없다고 못 박았던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기류다.
매카시 의원은 이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입장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하원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하원은 의장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결해야 하며, 나는 당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재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화당은 11일 신임 하원의장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비공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어느 쪽도 당내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같은 날 이어서 열리는 신임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두 후보자 모두 당선을 위한 과반 득표(218표)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후임자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여전히 매카시 의원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밤 2시간 가까이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규칙 변경을 포함해 차기 하원의장 선출과 관련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스컬리스를 지지하는 마이크 로저스 의원(앨라배마)은 회의장을 떠나며 “매우 비생산적인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조던을 지지하는 맥스 밀러 의원(오하이오)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당이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일주일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공화당 내 갈등을 고려하면 차기 의장 선출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세계가 지켜 보고 있는 이 때 우리가 의장 뒤에서 단결해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지난 1월 하원의장 선거처럼) 15차례씩 투표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은 단지 우리의 약점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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