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디보 “K팝도 팝페라로 부를 수 있어…추천곡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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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
세계적인 팝페라 그룹 일 디보가 두번째 내한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들은 밀러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한국에서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게 영광이다. 어쩌면 일 디보가 '팬텀싱어'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와 한국 차세대 대형 보컬 그룹들과 합동 무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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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 세계적인 팝페라 그룹 일 디보가 두번째 내한공연을 하고 있었다. 일 디보가 ‘라 비다 신 아모르’를 부르는 순간 관객 한명이 무대로 올라와 멤버 카를로스 마린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정말 멋진 순간이었어요. 한국 팬들이 우리 음악을 얼마나 즐기는지, 또 우리도 팬들을 위해 공연하는 걸 얼마나 즐기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죠.” 일 디보를 대표해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를 한 데이비드 밀러가 당시를 떠올렸다.
이탈리아어로 ‘하늘이 내린 목소리’라는 뜻의 일 디보는 2004년 데뷔해 3천만장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린 크로스오버 음악계 슈퍼스타다. 영국 음악 프로듀서 사이먼 코웰이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뽑은 테너 데이비드 밀러(미국)·세바스티앙 이장바르(프랑스)·우르스 뷜러(스위스)와 바리톤 카를로스 마린(스페인)이 결성했다.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 2007~2016년 네차례나 내한공연을 했다. 새달 21~22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7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국적과 언어가 각기 다른 네 멈버는 어떻게 하나가 됐을까? “처음에 언어 장벽을 극복하는 게 어려웠어요. 주로 영어로 소통하면서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도 조금씩 배우게 됐죠. 가끔 언어를 틀리게 사용해 오해도 생겼지만, 점차 신뢰를 쌓고 공감하면서 극복했어요. 그것 말고는 다 좋았어요.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의 4명이 쏟아내는 아이디어의 샘은 결코 마르지 않았고, 고스란히 음악적 창의력으로 이어졌죠.”
형제처럼 끈끈해진 이들에게 큰 아픔이 닥쳤다. 2021년 마린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카를로스에겐 독보적인 재능이 있었어요. 놀라운 목소리, 악동 같은 유머 감각, 중후한 스타일의 매력, 빼어난 음악적 감각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죠. 그런 사람은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우리 모두 그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아티스트로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일 디보는 마린을 추모하는 투어를 했다. 밀러는 “2022년은 우리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으로 카를로스나 다른 소중한 이들을 잃은 우리 팬들에게도 슬프고 무거운 한해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올해는 공연을 좀 더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분위기로 바꾸고자 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와 팬들이 사랑하는 노래를 골랐고, 일부 노래는 한국 관객에게 더 큰 놀라움을 안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린의 빈자리는 객원 멤버인 바리톤 스티븐 라브리가 대신한다.
한국에서 크로스오버 음악은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JTBC)를 계기로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사실을 들은 밀러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한국에서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게 영광이다. 어쩌면 일 디보가 ‘팬텀싱어’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와 한국 차세대 대형 보컬 그룹들과 합동 무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케이(K)팝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케이팝에 대해 알고 있고, 유튜브에서 가끔 들어보기도 했다. 특정 아티스트를 알아볼 만큼 친숙하진 않지만, 케이팝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정말 재밌는 음악이다”라고 했다. 케이팝을 팝페라로 불러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멜로디가 우리 목소리의 드라마틱하고 감성적인 성향과 어울린다면 가능합니다. 추천곡 있나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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