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고교생 무료 콘돔' 법안 불발…"예산 부족"

콘돔 자료 사진.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든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법안이 주의회 상원을 통과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불발됐습니다.

현지시간 8일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주의회 상원에서 통과된 '청소년 성 건강: 피임 도구' 법안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공립 고등학교 학생에게 무료로 콘돔을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이 법안은 같은 당 소속 캐롤라인 멘지바르 상원의원이 발의했습니다. 그는 "성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청소년들이 자신과 파트너를 성병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이 법안은 연간 예산 과정에서 공립학교에 다른 지원금이 배정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는 이어 "청소년의 성 건강 개선은 중요한 사안이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주 예산에 190억 달러(약 25조 5000억원)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며 "주가 지속적인 경제적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재정 적자 규모가 300억 달러(약 40조 3000억원)이 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성관계 중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또 94% 이상이 성병 여부에 대해 검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2019년 기준 성 경험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고등학생 중 47%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