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도 증시 상승…시장은 확전 가능성 낮게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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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의 현실은 잔인했다.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단체 하마스 사이 무력 충돌로 불과 며칠 만에 15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지만 세계 금융중심 월가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과거에도 중동 분쟁이 금융 시장을 장기간 혼란에 빠뜨린 적은 거의 없지만 1973년 중동의 금수조치와 1979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따른 석유파동의 역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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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금융의 현실은 잔인했다.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단체 하마스 사이 무력 충돌로 불과 며칠 만에 15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지만 세계 금융중심 월가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전문가들은 50년 만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지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으로 확전할 위험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일시적 무릎 반사…"지정학 영향력 억제"
CBIZ 투자 자문 서비스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안나 래스번은 투자자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 섹터에서 변동성은 '무조건적 무릎 반사'라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외교적 노력이 분쟁을 억제하는 데 계속 집중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미라 판디트도 "지정학적 사건으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은 어느 정도 억제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정학적 불안에 오르는 유가는 무조건적 반사반응으로 4% 뛰었지만 불안에 떨어질 위험이 있는 주식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안전자산 달러, 금, 미 국채의 상승세도 크지 않았다. 10일 아시아 거래에서 도쿄 증시는 2.5% 넘게 뛰었다.
월가의 관심은 중동의 불안보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더욱 쏠렸다. 연준의 고위급 관리들이 최근 미 국채수익률(금리)의 상승 덕분에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릴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인정했고 덕분에 주식시장은 오름세다.
◇이란, 관여 안 했다…"중앙은행 실수 위험 배제 못해"
이번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아 보인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팔레스타인을 확고하게 지지한다면서도 하마스가 이번에 이스라엘을 급습한 것에 대해 관연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과 포로 맞교환을 계기로 다소 부드러워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이유도 많지 않다. 지금 아랍국가들은 50년 전 이스라엘 침공 당시보다 이스라엘에 훨씬 더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반세기전 일어났던 식의 석유파동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이란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다.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로이터에 "이란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유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중동 분쟁이 금융 시장을 장기간 혼란에 빠뜨린 적은 거의 없지만 1973년 중동의 금수조치와 1979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따른 석유파동의 역사는 있다. 이란이 이라크에서 출항하는 유조선 운항을 가로 막아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과거 석유파동 시대의 "유령이 중앙은행의 실수라는 형태로 시장을 괴롭힐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정책이 자칫 잘못하면 경제를 침체로 끌어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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