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자주쓰는 표현은요"…블로거 복사하는 네이버 '클로바 포 라이팅' 써보니
네이버, 지난 5일부터 '클로바 포 라이팅' 베타버전 운영
'하이퍼클로바X' 활용한 3번째 서비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최문정님은 유쾌하고 친근한 말투를 사용하며, 때로는 감성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생각한다", '~때문이다'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네이버가 초거대(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글쓰기 특화 서비스 '클로바 포 라이팅(CLOVA for Writting)'의 베타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8월 공개된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한 세 번째 AI 서비스다.
10일 네이버의 '클로바 포 라이팅' 서비스를 직접 활용해봤다. 네이버는 앞서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블로거를 대상으로 지난 8월24일부터 9월12일까지 베타 테스터를 모집했다. 현재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클로바 포 라이팅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용 중인 콘텐츠 제작 도구 '스마트에디터' PC버전을 통해 지원한다.
네이버 블로그의 글쓰기 기능을 클릭하자 사진, 스티커, 동영상 등을 삽입하는 도구모음 창 가장 오른쪽에 'AI 글쓰기' 모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를 클릭하자 AI가 그동안 해당 블로그에 공개됐던 글을 분석해 간단한 특징을 정리해 냈다. 클로바 포 라이팅은 기자의 블로그에서 나타난 주 관심사를 '문화, 예술' 등으로 꼽았다. 주로 네이버 블로그를 간단한 일상 기록이나 인상 깊었던 영화와 공연 감상 등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분석이었다. 문체 역시 유쾌하고 친근하며, 때로는 감성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주 쓰는 표현 역시 '~생각한다', '~때문이다' 등이라고 안내했다.
AI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글 작성에 나섰다. '가족들과 함께 보낸 한글날 연휴'를 주제로 설정하자, 총 5개의 글감을 직접 설정할 수 있었다. 클로바 포 라이팅은 "글감이 구체적이고, 다양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며 "최대 5개의 글감을 고를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지난 9일의 하루를 5개의 글감으로 정리하자 'AI가 글을 작성하고 있어요'라는 알림과 함께 자동으로 문장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글감 하나당 1~2문단으로 구성된 글이 뚝딱 완성됐다. 글의 주제를 고르고, 글감을 지정하고, 완성된 글을 받아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분25초였다.
생성된 글 역시 평소의 언어 습관을 잘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블로그에서 자주 사용하던 '기대 반 걱정 반', '야무지게 먹었다' 등의 표현은 물론이고 문장 끝에 'ㅎ'이나 'ㅠ'를 붙이는 습관도 잘 반영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클로바 포 라이팅'은 5개로 제한된 글감과 그동안 블로그 이용자가 사용하던 언어습관을 학습한 결과를 문장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소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있었다. 가령, 클로바 포 라이팅은 '서울 시내에서 다양한 공연을 봤다'는 글감에 따라 한글날 연휴에 '뮤지컬 명성황후'를 봤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현재 공연 중인 해당 뮤지컬은 없다.
네이버는 "제안된 초안은 적합성과 적법성을 보증하지 않는다"며 "글을 작성하는 사용자가 반드시 직접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는 안내를 덧붙이고 있다.
네이버는 우선 클로바 포 라이팅의 베타 버전을 운영하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향후 서비스의 시와 운영 방향 등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클로바 포 라이팅은 정말 테스트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아직 정식 출시 계획이나 유료화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클로바 포 라이팅은 네이버의 인플루언서 등의 창작자가 더욱 수월하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측면과 더욱 쉽고 빠르게 AI 글쓰기를 사용하고 싶은 기업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8월 두 번째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시작으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초거대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과 인간의 두뇌활동을 모방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일종의 인프라다.
네이버는 지난 8월24일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했다. 이후 지난달 20일 대화형 검색 서비스 '큐:'를 선보였다. 현재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클로바 포 라이팅은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세 번째 이용자 대상 서비스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AI 인프라인 하이퍼클로바X를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는 일종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여러 AI 서비스의 상위 개념에 해당한다"며 "이 인프라를 정제하고 가공해 서비스의 목적과 이용 용도에 맞는 기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검색 서비스 큐:의 경우,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아주 확실한 내용을 답변으로 생성하거나, 질의에 맞는 문서를 찾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클로바 포 라이팅은 (큐: 보다는) 진위여부를 보장하기보단 글쓰기 속도를 높이거나, 내용이 막혔을 때 글감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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