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 변별력 확보될까…"대학별고사 강화" 전망

1등급 4→10%로 확대…"학생부교과 타격, 논술·면접 등 접목"
"내신 경우의 수 다양…대학 산출 방식 따라 변별" 목소리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교육당국이 2025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5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벌써부터 2028학년도 대입 전형 변화에도 관심이 모인다.

내신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대학별고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경우의 수가 다양해지면서 오히려 줄 세우기가 쉬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에 따르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도부터는 고등학교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된다.

모든 학년·과목에서 성취평가(절대평가·A~E등급)를 실시하되 석차등급(상대평가·1~5등급)이 병기된다.

교육부는 5등급제가 시행될 경우 내신 시험에 대한 경쟁·사교육 과열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부 입시전문가는 이 경우 현행 석차 9등급제 대비 내신 변별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1등급만 놓고 보면 내신 5등급제에서 1등급은 10%로 9등급제에서의 1등급 비율(4%)보다 크게 높기 때문이다. 2등급 또한 누적 11%에서 34%로 증가한다.

그에 따라 대학들도 내신 변별력 저하를 의식해 전형 요소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학에서는 수능 최저를 강화하거나 학교 내신 변별력 약화에 따라 절대·상대평가 등급, 원점수 등을 활용한 내신 산출 방식 등을 고안해낼 수 있다"며 "수험생은 내신 1등급을 확보하고도 현재보다 상위권 대학 합격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이어 "내신 변별력 약화로 상위권 대학에서 현행 수시 선발방식으로는 학생 선발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수능 최저 강화, 심층면접, 대학별 고사 등 다양한 시도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교과 성적을 위주로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내신 변별력 저하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금의 4등급이 앞으로는 2등급까지 올라갈 수 있어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 요소를 넣어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하게 만들거나 교과전형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부 대신 아예 논술, 구술형 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여지도 있다. 다만 풍선효과로 대학별 고사에 따른 사교육 부담이 커질 경우 정시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반대로 5등급제로 인한 변별력 저하 자체는 불가피하지만 선발에 무리가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현재 진로선택과목은 변별에 어려움을 주는 절대평가이지만 상대평가까지 병기된다면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 선발에 활용할 정보는 충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재고 교사도 "대학에서 수식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변별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 기존처럼 교과전형을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융합·진로·선택과목 등 모두 상대평가 병기가 되면서 내신 줄 세우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요즘은 대학들이 옛날식으로 마냥 변별력을 따질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대학들의 전략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