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이란·사우디, “팔레스타인 지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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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AFP통신은 빈살만 왕세자가 10일(현지시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번 사태를 논의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한다"는 원칙을 설명했다고 사우디 관영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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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맹주로서 이스라엘 지지 어려운 입장
이란 “분쟁 책임은 이스라엘에… 공격 개입 안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방’ 미국과는 반대되고 ‘앙숙’ 이란과는 일치되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번 발언은 사우디가 미국 정부의 주도로 이스라엘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하고 민간 핵기술을 지원하는 대가로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인정한다는 게 합의의 조건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차세대 경제체제를 구축하려면 미국과의 관계개선 및 이스라엘과의 수교가 필수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우디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팔 무력분쟁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슬람 최대 성지를 수호하는 수니파 맹주 사우디는 그간 이슬람의 적대세력으로 배척해온 이스라엘의 편을 들 수도, 탄압받는 이슬람 일원인 팔레스타인의 행위를 규탄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이스라엘의 관계정상화는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AF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계속되는 전투 때문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진전이 타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사태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다른 주변국 정상인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도 전화로 이번 위기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AFP 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의 ‘저항’ 노력을 칭찬하며, 다른 무슬림 국가들도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이란 배후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팔레스타인에 변함없이 확고한 지지를 유지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대응에 관여돼 있지 않으며 이건 순전히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밖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소속 익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은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회의를 열고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며 이란 배후설을 보도한 바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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