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최다 정상회담` 기록세운 尹, 순방 예산도 `최대`

김미경 2023. 10.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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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의원 "순방예산 249억원 다쓰고, 예비비로 329억원 편성…총 578억원 투입, 정상외교 성과 따져야"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첫날부터 9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1년동안 가장 많은 정상회담을 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운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에 쓴 예산도 역대 최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정상외교 관련 예비비가 올해 329억 원이 편성됐는데, 올해 최종 승인된 예산 249억 원에 더해 (총) 578억 원을 쓴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외국 나가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그만큼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순방 예산이 과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이날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고, 윤석열 정부가 올해 8월 기획재정부에 순방 관련 예비비를 신청했고 9월 말 국무회의를 통해 일반 예비비 329억원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배정받은 예비비 63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가 올해 순방에 투입하는 예산은 총 578억원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올해 예산 249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특히 역대 정부가 쓴 정상외교 예산과 비교해도 최고 금액이다.

최근 대통령의 정상외교 관련 예산(결산기준)은 2018년 246억원, 2019년 234억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 19억40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192억8000만원, 2022년 261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국회에서 통과시킨 249억원에 예비비 329억원을 모두 사용한다고 보면 총 578억원이 된다.

의원실은 "(외교부의) 예비비 신청 사유는 7월 말까지 정부가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국빈 방문,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 등으로 올해 편성된 예산 중 215억 원(86.7%)를 이미 써버렸기 때문"이라면서 "8월 열린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주요 20개국(G20) 회의, 9월 유엔(UN) 총회,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2월 한중일 정상회의까지 굵직한 외교행사가 남았는데도 상반기에 예산 대부분을 소진해 후반기 마이너스 재정으로 쓸 돈이 없는 상황에 예비비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예비비 항목에 특수활동비(특활비) 증액 내역이 포함된 것을 문제 삼았다.

의원실은 "예비비를 항목별로 보면 국외업무여비, 사업추진비뿐 아니라 특수활동비 증액이 포함돼 있다"며 "정부는 '예비비는 사후 승인이 원칙'이라며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 어렵다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세수부족에 따른 긴축재정을 편성하며 특수활동비 감액을 공언해온 점을 고려하면 논란이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기관 가운데 예비비로 특수활동비로 쓰는 곳은 국가정보원 정도뿐이어서 이례적"이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외교부에 "본예산보다 많은 예비비를 받아 이례적으로 늘릴만큼 긴급한 외교적 사유가 있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 "역대급 예산만큼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으로 우리가 얻은 국익은 무엇인지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말 필요한 일에 쓴다면 당연히 국회는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외유성 순방과 보여주기식 성과만 내놓는다면 국민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지난해 (순방 관련) 예산을 편성했는데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정상과 국무총리 외교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처음에 이렇게 예비비 신청이 많이 늘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외교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올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순방까지 총 140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올해 9월 한달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인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로 20개 양자회담, 미국 유엔 총회를 계기로 41개국 양자회담을 해 9월 한달 간만 61개국과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릴레이 양자회담은 2030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외교행보였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올해 11월 총회를 열고 회원국 투표를 거쳐 2030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한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 등과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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