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문·이과 완전 통합…문과생 '이과침공'도 가능해져

수학 선택과목 폐지·공통과목으로…"문과 단원으로 단일화"
문과 상위권도 의대 지원 가능…'의대 쏠림' 심화 지적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덕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2.1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남해인 기자 =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국어·수학 영역의 선택과목이 없어지면서 '문과침공' 현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질지 주목된다.

반대로 문과 학생들이 의대나 이공계를 지원하는 '이과침공'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따라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모든 수험생이 국어·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 모두 동일한 내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현재 국어는 '공통과목(독서·문학)+화법과작문·언어와매체 중 1과목 선택', 수학은 '공통과목(수학I, 수학II)+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중 1과목 선택' 체제지만, 2028학년도부터는 각각 국어 공통과목(화법과언어·독서와작문·문학), 수학 공통과목(대수·미적분I·확률과통계)으로 통합된다.

교육부가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을 폐지한 것은 선택과목에 따라 이과생이 유리한 '문과침공'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의대·치대·수의대·약대는 수학영역에서 문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미적분·기하 응시를 요구하고 있지만, 2028학년도부터는 수학이 '공통과목'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문과생들도 의약학 계열 응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에서 문이과가 완전히 통합되면서 외고, 국제고, 인문계 학생들도 의대, 이공계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문과 학생들도 의학 계열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현재 입시체제에서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에 비해 유리하고 수학은 미적분이 기하와 확률과통계에 비해 유리하다"며 "하지만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선택에 따른 유불리 논란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의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이과에 구분 없이 고득점자가 의약학 계열로 쏠릴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의약학 계열의 경쟁률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취업에서 유리한 이공계 인기 학과의 경쟁률도 함께 상승할 전망이다.

임성호 대표는 "의대, 자연계 학과의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과학생의 '이과 침공' 현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 대표는 "수학 공통과목이 사실상 문과 단원으로 단일화되기 때문에 수학 상위권은 대부분 이과 계열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인문대 위기'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임 대표는 "대학의 인문계 학과는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고 합격선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