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졸 이하' 장애 성인 과반…학력인정 지원 지자체 5곳 불과
[EBS 뉴스12]
우리나라 장애인의 절반 이상은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습니다.
전체 국민과 비교하면 고등학교에 못 가는 비율이 5배 가까이 되는데, 그만큼, 학업을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의미겠죠.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가 학교 밖에서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어 고시하고, 교육청과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했는데요.
고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지방정부는 여전히 지원에 소극적입니다.
금창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증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연옥씨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성인이 됐습니다.
평생교육시설에서 초등학력을 얻기 위해 수년간 공부했지만 학업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장애인을 위한 전문 교육 과정이 있는 질라라비장애인야학에 들어가선 학업이 한결 수월해졌고, 예순이 넘은 나이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연옥 재학생 / 대구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제가요. 공부 안 할 때는 사람들이 무시했는데…이제 중학교 올라가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어디 가도 부끄러움도 없어졌어요. 그래가지고 용기가 생겨 버렸어."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 성인 가운데 55.7%는 중졸 이하의, 이른바, '저학력자'입니다.
전체 국민의 저학력자 비율 11%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이같은 저학력 성인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초등·중학 문해교육 기본 교육과정'을 고시해 시행했습니다.
일종의 특수교육 평생교육과정을 만든건데 고시에 따라 시도교육청 등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학력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을 지정하고 재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지역 교육청 한 곳을 포함해 전체 5곳에 불과합니다.
55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인데 지난 2019년 이후 교육을 받은 성인 장애인은 260명에 그칩니다.
지난해까지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중학 학력을 취득한 성인이 2만 명 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습니다.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한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도 국회에서 준비중이지만, 3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기홍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장애인들의 정규 의무교육 이수율이 낮아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지원이 미흡해서 장애인들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대단히 낮습니다. 장애인들의 특성에 맞는 장애인 평생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성인 장애인들이 정당한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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