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전면 침공 임박…하마스 지도자, "휴전 논의 열려있어"
미·이스라엘 군부 대책회의...미 합참의장 "이란, 개입하지 말라"
기습 공격에 허를 찔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본거지인 가자 지구로 전면 반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하는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인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한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면전은 기정사실화돼왔다. 지난 8일 30만명의 예비군을 동원한데 이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 지구 진입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들어가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서 "지금은 협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나약함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무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억지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거나 지상 작전을 개시하지 않도록 회유하지는 않았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미군과 대책회의에 나섰다.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이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대화했다면서 하마스의 공격과 이 지역 내 미군의 군사 태세 강화를 위한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한다는 발표에 이어 진행된 것이다.
항모전단은 현존 항모 가운데 가장 큰 제럴드 포드함과 순양함인 노르망디함,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함, 매미지함, 카니함, 루스벨트함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미국은 F-35, F-15, F-16, A-10 등 역내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기로 했고, 탄약과 군사 장비 등은 이미 이스라엘에 인도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하마스로 유입될 수 있는 무기를 차단하고 활동 감시 및 분쟁 확대 억제를 위한 무력시위 차원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점령지를 겨냥한 박격포 공격에 나선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이란의 개입으로 확전되는 일을 피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드러난다.
1982년 남부 레바논을 점령한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창설된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로, 2006년 한 달여간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바 있다.
브라운 합참의장은 이날 이란에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경고했다.
AP 통신은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헤즈볼라와 다른 이란 지원 단체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을 무장세력이나 다른 국가들에 주지시키고자 메시지와 전화 통화를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미국의 군사력 사용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미군 지상군을 이스라엘에 파견할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란이 하마스를 오랫동안 지원했으나 이번 하마스 공격에서 이란이 역할에 대한 직접적인 연계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마스 고위 당국자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라며 이스라엘과의 휴전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휴전 협상 가능성을 묻는 알자지라 질문에 "그런 종류의 것"과 "모든 정치적 대화"에 열려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하마스가 현재 수십 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질은 대부분 이중국적자로, 러시아 및 중국 국적자도 포함됐다고 한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기습이 계속되면 인질을 처형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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