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거장 하마구치 감독 "눈앞 이익 좇는 우리네에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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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을 좇아 이후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1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듯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그보다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을 좇으며 이후의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이 전형적인 패턴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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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에이코 이시바시와 협업 "음악과 영상 관계 중요"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눈앞의 이익을 좇아 이후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1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에 초청된 이 영화는 타쿠미와 그의 딸 하나가 사는 작은 산골 마을에 글램핑 야영장을 건설하려는 회사와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다.
당초 이 영화는 음악가 에이코 이시바시가 자신의 음악에 맞는 공연용 영상을 하마구치 감독에게 제작해달라고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하마구치 감독은 "처음에 어떠한 이야기를 주제로 만들어달라는 지침이 전혀 없어서 스스로 찾아야 했다"며 "이시바시 음악 스튜디오 근처에서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실제 인근 한 마을에서 영화 내용과 비슷한 설명회가 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건이) 주민들에게는 개인적인 생활 공간에 도시의 논리가 들어오는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이야기가 전하는 관점, 시각을 느꼈고 결국 영화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영화를 통해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장기적으로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네 모습을 강조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듯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그보다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을 좇으며 이후의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이 전형적인 패턴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년 동안 일본에서 혹은 제 주변에서 이러한 패턴을 생각하지 않아 엉성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 많이 벌어졌다"며 "여기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고, 지혜를 얻지 않으면 이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냉소적인 부동산 업자를 자신과 비교하며 "제가 자료 조사를 하면서 자연에 매료됐던 과정이 그와 유사하다"며 "이 인물이 가진 어리석은 부분도 어쩌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그려낸 하마구치 감독은 자연이 갖는 미세한 떨림 하나하나도 표현하고자 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자연의 움직임을 담아내고 싶었다"며 "음악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는 틀리지 않았으며, 이시바시의 음악이 있었기 때문에 영상이 갖는 뉘앙스가 더욱 증폭돼 관객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의 감정이 동요되는 것을 경계해 왔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음악과 감정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신경 썼다. 음악과 영상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열린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그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여러 행운이 겹쳐 일어난 일"이라며 "물론 (앞으로의 행보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부담이 신경 쓰이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만들고 싶은 영화를 담담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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