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時論] 아시안게임과 당구의 ‘잃어버린 20년’
안세영 신유빈 등 국가대표, 국민에게 감동 선사
당구, 2002년 금 이후 2010년 인천대회서 정식종목 제외
20년만인 2030년 도하대회서 정식종목 복귀
한국은 금 42개, 은 59개, 동 89개(총 190개)로 개최국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3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금50)에는 못미쳤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짜릿한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나란히 3관왕을 차지한 김우민(수영)과 임시현(수영)은 한국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9년만에 배드민턴 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린 안세영, 21년만에 탁구 복식에서 우승한 신유빈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대회 폐막 하루전인 7일에는 개인종목과 구기종목에서 승전보가 쏟아졌다. 배드민턴 안세영을 비롯, 야구는 초반 부진을 딛고 대만을 꺾고 4연패를 달성했다. 축구는 가장 드라마틱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일본에게 선제골을 빼앗겼으나 2:1로 역전 우승, 3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140명(39개 종목)의 한국선수단은 메달 유무와 관계없이 국가대표에 걸맞는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일찍이 당구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으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때의 일이다. 황득희가 3쿠션에서 고 이상천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당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순간이다. 현재까지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이다.
당구는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정식종목 자격을 유지했다.
한국은 그 동안 아시안게임에서 금1(2002부산 3쿠션 황득희), 은4(2002 3쿠션 이상천, 포켓9볼 복식 정영화 김원석, 2006년 도하 포켓8볼 김가영, 2010년 광저우 포켓8볼 김가영), 동4(98방콕 3쿠션 김정규, 2002부산 포켓9볼 개인전 정영화, 2006도하 3쿠션 김경률, 2010광저우 포켓9볼 개인전 정영화)를 획득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2010년 인천아시안게임부터 당구가 정식종목에서 빠졌다. 이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당구가 계속해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남아있었다면, 한국당구 위상은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아울러 지금의 3쿠션 편중 현상 대신 포켓,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 등 당구 전종목이 보다 균형있게 발전했을 것이다. 즉, 당구종목과 당구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셈이다.
3쿠션 외 다른 종목 균형발전에도 관심 가져야
당구는 메달 수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 동안 네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당구는 대회마다 10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었다.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 걸린 금메달은 40개 종목 481개다. 종목별로는 수영이 57개로 압도적으로 많고 육상(48개) 사격(33개) 무술(29개) 사이클(20개)이 상위 5위안에 든다.
당구는 정확히 중간(40개 종목 중 20번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효자 메달 박스인 양궁(10개)과 똑같다. 이번에 안세영이 무릎 부상을 딛고 1위를 차지한 배드민턴이 7개다. 즉, 당구는 전략종목으로도 가치가 높다.
물론 그 동안 4번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성적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총 40개의 금메달 중 달랑 1개만 땄을 뿐이다. 대만(8개) 중국(7개) 인도(5개) 필리핀 일본 홍콩(이상 4개) 태국(3개)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이들 나라는 3쿠션에 편중된 한국과 달리 당구 종목이 골고루 발전한 나라다. 오히려 3쿠션이 뒷전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10개 중 3쿠션은 1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포켓볼,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다. 따라서 3쿠션 위주인 한국이 금메달 절대 수치면에서 부진한 건 당연하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은 끝났다. 한국 당구는 2030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긴 호흡으로 ‘7년지 대계’를 짜야한다. 3쿠션은 물론 포켓과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어드 등 다른 종목의 균형발전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7년은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종목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이를 위해 당구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빛낸 안세영의 부상투혼과 신유빈의 유쾌한 금빛 스매싱처럼, 당구도 온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할 그런 순간이 오길 기대한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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