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없는 감옥' 가자지구, 곧 연료 바닥···주민들은 갈 곳 없어 학교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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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봉쇄가 16년간 이어지며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더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이스라엘이 자국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를 보복하기 위해 이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의 전기, 수도, 식량 공급을 끊기로 했기 때문이다.
BBC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7일부터 가자지구에는 원조 물품 지급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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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물품도 끊겨···수도 공급도 차질
이스라엘의 봉쇄가 16년간 이어지며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더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이스라엘이 자국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를 보복하기 위해 이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의 전기, 수도, 식량 공급을 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피를 권고했지만, 현실적으로 피난이 어려워 민간인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현재 가자지구에 전력이 하루 4시간 정도 공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소엔 하루 8시간 정도 전력이 들어왔는데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력 공급 축소는 가자지구 전력의 대부분을 대고 있는 이스라엘의 보복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며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는 하마스의 통치가 시작된 2007년부터 이스라엘이 상공과 해안선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물자 반입이 전적으로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 인접국인 이집트도 가자지구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중 80%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온 이유다.
이스라엘의 보복이 현실화된 분야는 전력만이 아니다. BBC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7일부터 가자지구에는 원조 물품 지급이 끊겼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수도, 위생 시설이 피해를 보면서 40만 명 이상에 대한 관련 서비스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가자 발전소가 유일한 전력원이며 며칠 내로 연료가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은 봉쇄 탓에 제대로 된 피난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학교 83곳을 긴급 대피소로 전환했고, 현재까지 13만 7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이 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대피할 것을 권고하면서도 에레즈 통행로를 통한 탈출은 금지했다. 에레즈 통행로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길목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행위를 비판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반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이해하지만 군사작전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엄격하게 수행돼야 한다"며 "민간인은 언제나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며 민간 인프라는 공격 목표가 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로의 구호와 필수물품 반입은 원활히 이뤄져야 하며 유엔은 앞으로도 원조 제공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전 사흘째인 이날 이스라엘 측에서는 900명 이상이, 가자지구에서는 680명 이상이 숨져 사망자 규모는 1500명을 넘어섰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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