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사업 날았다… 영업익 전년比 33% 증가

최지희 기자 2023. 10. 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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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글로벌 소비 침체에도 올해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자동차 전자 장비)과 주력 사업인 가전에서 기업간 거래(B2B) 비중을 늘린 덕분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순조롭게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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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9967억원
매출 20조7139억원·전년比 2.18% 감소
車 전장과 가전 B2B 사업 호조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뉴스1

LG전자가 글로벌 소비 침체에도 올해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자동차 전자 장비) 사업이 고성장을 유지하고 주력 사업인 가전에서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늘어난 덕분이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9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20조713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8%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매출 20조4624억원, 영업이익 8084억원)를 웃도는 수치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전자 제품 구매에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상황에서 LG전자는 B2B 사업을 강화해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측은 “이번 실적은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 축적해 온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 냉난방공조 등의 B2B 비중을 확대한 결과”라며 “이와 함께 제품과 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가 높은 볼륨존(대중 소비 시장) 라인업을 강화하는 시장 공략 전략도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워룸’(War Room)을 운영하며 사업 체질 개선과 디지털 전환에 기울인 노력이 전 밸류체인의 효율 극대화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그래픽=정서희

◇ 가전, B2B로 호실적 이끌어… TV·전장 사업 수익성 확보

이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볼륨존 공략 및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를 앞세운 B2B 비중 확대로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수요가 크게 위축된 세탁기, 냉장고 등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제품과 별개로 볼륨존의 제품군을 강화해 수요 침체에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볼륨존 공략 성과는 양호한 가동률로 반영되고 있다”며 “또한 유럽 시장에서 히트펌프 제품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효자로 거듭난 전장(VS) 사업은 매출 확대와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비중 확대와 거래선 다변화로 올해 말 VS사업본부의 수주 잔고는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사업 반열에 순조롭게 자리 잡을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LG전자는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공장 설립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고객사의 전기차 전환 수요에 대응해 지역별 거점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연구원은 “헝가리 공장 구축으로 유럽 내 고객 대응력과 수주 경쟁력이 향상되고, 마그나사와 협업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12.5%인 전장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수요 감소에도 효율적인 운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을 이어가 제품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모수(母數)인 웹OS TV를 2026년 3억대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IT 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등을 다루는 BS사업본부는 IT 수요 둔화에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다만 LG전자 측은 “BS사업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앞세워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기차 충전 사업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전망도 밝아…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올해 호실적에 이어 내년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내년 올림픽 특수와 프리미엄 TV라인 공략 강화 등으로 TV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며, 가전사업은 볼륨존 공략 효과와 프리미엄 매출 비중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전장 사업도 글로벌 자동차의 전장화 및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고성장이 지속되는 등 전 사업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 내년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가전과 TV 등의 수요는 회복이 늦어지고 있지만, LG전자의 가전 사업은 B2B에서 성과를 거두고 TV 사업은 재고 관리를 선제적으로 단행한 상태에서 패널 가격이 올 4분기부터 안정화될 전망”이라며 “2025년부터 전장 사업은 가전 사업에 이은 2대 사업부로 자기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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