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리스크에 중동 건설 비상… "사우디 현장 등 현재까지 영향 없어"

김노향 기자 2023. 10.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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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무력 공격한 지 사흘 만인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으로 중동 확전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국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주변국 사우디와 이라크 등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그룹의 건설 계열사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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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9일 남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진행돼 시민들이 집을 떠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무력 공격한 지 사흘 만인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으로 중동 확전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붐을 타고 활발한 수주 활동을 이어가는 시점에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주변국들에서 현장을 운영 중인 주요 건설업체들은 유사시 비상조치 등 준비를 위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주변국 사우디와 이라크 등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그룹의 건설 계열사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2023년 기준)은 사우디 네옴 러닝 터널·자푸라 유틸리티 부대시설·마잔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마잔 오일처리시설과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라크 신항만1단계·침매터널·알포연결도로, 사우디 아람코 HUGRS(Hawiyah Unayzah Gas Reservoir Storage)·자푸라 GPF 프로젝트 등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이들 건설업체는 현재까지 공사 영향이나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앞으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유사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피해 확대를 우려한 조치가 있을 경우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유사시 보안 계획(Security Plan)에 따라 현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들어 8월까지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 수주액은 74억974만달러로 전년 동기(36억7403만달러)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해외건설 수주총액 219억3242만달러의 33%가 중동 실적이다. 정부 차원의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지원으로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와 아랍 매체 알 자지라 등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에게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갈등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제법을 살펴 민간인 학살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해 민간인과 군인들을 대거 납치했다. 이스라엘 군은 인질 수가 100명 이상이라고 확인했다. 지상군 투입시 이란과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의 무장세력이 분쟁에 가담하게 될 경우 이는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대가로 방위협약을 맺는 안을 미국과 논의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갈등으로 협상도 지연될 전망이다. 올 8월에는 아랍과 이스라엘이 대립해온 팔레스타인에 사우디가 대사를 세워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한 바 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이자 아랍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1967년 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예루살렘을 점령하자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했다. 양국간 분쟁이 해결되기 전까지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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