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20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재현 기회…2028 LA 올림픽 '야구 부활' 유력
[OSEN=이상학 기자] 2028년 LA 올림픽 때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A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28년 올림픽에 야구-소프트볼, 크리켓, 플래그 풋볼, 라크로스, 스쿼시 드 5가지 종목을 추가 제안했다고 밝혔다.
IOC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가 IOC 집행위원회에 추천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IOC 총회에 상정돼 승인을 받게 된다. 내달 16~18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제141차 IOC 총회에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케이시 와서먼 LA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우리가 제안한 종목들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문화를 꽃피우는 종목들이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이 종목들은 관련성이 높고 혁신적이며 지금도 미국과 전 세계의 뒷마당, 학교 운동장, 커뮤니티 센터, 경기장, 공원 등에서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와서먼 위원장은 "이 종목들을 통해 새로운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를 밟고, 다양한 팬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공가에서 올림픽의 존재감을 키우고,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LA 올림픽의 사명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구는 1984년 LA, 1988년 서울 대회 때 시범종목을 거쳐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5회 연속 정식 종목이었으나 야구 불모지인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제외됐다. 특정 종목이 올림픽에 들어갔다 빠진 것은 1932년 폴로 이후 70년 만이었다.
북중미, 아시아를 제외한 국가에서 인기가 없었던 탓에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야구가 국민 스포츠인 일본에서 열린 2020년 도쿄 대회 때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2024년 파리 대회 때 다시 제외됐지만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 열릴 2028년 LA 대회 때 부활을 앞두고 있다. 개최국 조직위원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역대 올림픽 야구에선 아마추어 최강으로 군림한 쿠바가 1992년, 1996년, 2004년 총 3번이나 금메달을 따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올림픽에 내보내지 않은 미국은 2000년 금메달이 유일하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각각 2008년, 2020년 대회 때 금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대회는 한국야구 역사상 가장 찬란한 순간으로 꼽힌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은 예선부터 준결승, 결승까지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루며 황금기를 열었다.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서 두 번째 구기 종목 금메달로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이후 26년 만에 이뤄낸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KBO는 금메달을 따낸 8월23일을 야구의 날로 지정했다.
준결승 일본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8이닝 2실점 호투와 8회 이승엽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결승 쿠바전에서도 선발 류현진의 8⅓이닝 2실점 호투와 이승엽의 1회 결승 투런 홈런, 9회 마무리 정대현의 짜릿한 끝내기 병살 유도로 드라마를 썼다.
당시 금메달로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장원삼, 권혁, 한기주, 송승준, 이대호, 김현수, 강민호, 정근우, 이용규, 이택근, 고영민 등 14명의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 군입대 공백 없이 전성기를 구가하며 한국야구의 르네상스가 활짝 열렸다.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KBO리그 인기도 폭발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다시 이끈 2020년 도쿄 대회 때는 6개 참가국 중 4위로 그치는 충격을 입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노장 선수들로 꾸려진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기대 이하 경기력으로 한국야구 전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올해 3월 WBC에서도 1라운드 조기 탈락으로 또 한 번 무너진 한국야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5세 이하, 프로 4년차 이하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대표팀을 새롭게 구성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알린 대회로 이번에 병역 혜택을 받은 문동주, 박영현, 장현석, 노시환, 강백호, 김혜성 등 19명의 선수들이 2028년 올림픽 때 한국야구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