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혼란의 시대’ 신호탄…美 지배력 약화→다극 체제 전환”

서다은 2023. 10.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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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간 무력 충돌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와 다극화 체제 전환의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글로벌 맥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하마스의 공격은 세계가 새로운 혼란의 시대에 빠졌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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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저녁 가자지구에서 폭격으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 가자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간 무력 충돌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와 다극화 체제 전환의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글로벌 맥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하마스의 공격은 세계가 새로운 혼란의 시대에 빠졌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세계가 ‘팍스아메리카나’(미국이 힘으로 주도하는 세계 평화)에서 벗어나 ‘다극화 체제’라는 새로운 질서로 바뀌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미국이 더는 과거와 같은 지배적 강대국이 아닌 데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을 대체할 만한 국가가 등장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 인도의 극단적 힌두 민족주의의 대두 등 지역별 강대국들의 공격적인 공세가 더 세지고 있는 이유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런 다극화 체제로의 전환에는 미국 역대 정부의 실책이 작용했다는 것이 의견도 제시됐다.

안보·국제정치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미국 양대 정당은 중국이 부유해지면, (미국에) 더 우호적인 입장이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다”며 “(미국 정부는) 관대한 무역 정책이 자국 라이벌을 키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조지 W. 부시 전 정부 시절 이라크에서의 ‘값비싼’ 전쟁과 조 바이든 정부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굴욕적 철군’도 미국을 약자처럼 보이게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결정적으로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해야 한다’는 철학을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위신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네스코를 탈퇴하고 나토와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 압박을 가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다만 NYT는 “미국은 동맹과 평화를 구축할 능력을 갖춘, 여전히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하마스는 미국 정부가 (관계) 진전에 도움을 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 협정의 약화를 위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덧붙였다.

미국의 시사 평론가인 노아 스미스는 NYT 기사를 인용하며 “세계 경찰이라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혐오하는 것이 지난 20여 년 유행이 됐지만 사람들은 다극화 시대가 상당한 혼란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약육강식 정글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제 정글에서 사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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