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집값 적용, 재건축부담금 1조원 '더'…"통계조작 탓"

부동산원 통계 적용, 재건축부담금 1조8600억
KB 집값상승률 적용땐 9060억원…"9500억 더 낸다"

#서울 영등포구 A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을 분석한 결과 한국부동산원 통계(주택가격상승률)를 적용하면 조합원 1인당 예정 재건축부담금이 2억6200만원이었다. 반면 민간 통계인 KB 통계로 계산한 결과 재건축부담금이 5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B 재건축 단지 부동산원 통계로 산정한 조합원 1인당 재건축부담금은 3억4700만원이다. KB 통계로는 내야 할 재건축부담금은 없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51개 재건축 단지의 '재건축부담금예정액 검증보고서'를 자체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51개 단지중 24개 재건축단지의 조합원들이 재건축부담금 약 1조원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재건축부담금 개념도/자료= 유경준의원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 종료시점 주택가액'에서 재건축 조합설립 시 '개시시점의 주택가액'과 '개발비용'을 제외하고 여기에 부동산원 통계에 따른 가격상승률을 빼서 계산한다. 부동산원에서 집계한 가격상승률이 적을수록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가 총 94회 이상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통계 작성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 집값 상승률을 낮췄다는 내용의 중간감사 결과를 내놨다.

결과적으로 민간통계보다 증가율을 더 작게 조작함으로써 부동산원 통계를 재건축부담금 산정에 적용하면 부담금이 더 늘어난다는게 유 의원실측 주장이다.

부동산원 통계로 산정된 재건축부담금은 총 1조8613억원이었다. 반면 KB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재건축부담금은 9060억원으로 부동산원 통계에 따른 부담금이 9552억원 더 높았다.

평균적으로 1가구당 평균 8500만원이 더 부과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부동산원 통계에 따라 재건축부담금이 부과되는 단지 중 9개 단지(38%)는 민간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할 때 재건축부담금이 아예 부과되지 않았다.

강남구 C 재건축 단지의 경우도 부동산원 통계로 계산한 총재건축부담금은 597억8500만원이다. 그러나 KB통계를 적용하면 재건축부담금은 196억4800만원이다. 1인당 예정 부담금은 부동산원 통계에 따라 4억1500만원, KB통계에 따르면 1억3600만원이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억79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51개 단지중 나머지 27개 단지는 부동산원 통계로도 부담금이 '0'원이다.

유경준 의원은 "조작된 통계로 국민들의 막대한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국토부는 조작된 통계수치를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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