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의 미소…봄에 봤던 박영현의 ‘레이저 직구’, 그 공을 다시 보았네
금메달 ‘엔딩’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감한 야구 대표팀의 여러 공신으로는 불펜투수 박영현(20·KT)도 앞순위에 거명된다. 박영현은 4경기에 등판해 5.1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3안타 1볼넷 무실점의 견고한 피칭을 했다.
박영현이 돋보인 것은, 기록으로 나타난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영현은 TV 중계화면으로도 쭉쭉 뻗어가며 포수 미트에 꽂히는 일명 ‘레이저 직구’로 조명받았다. 150㎞를 훌쩍 넘기는 수치를 찍은 것은 아니지만, 야구공에 생명을 입힌 듯 살아 들어가는 볼끝에 전문가들은 저마다 한마디씩을 거들며 놀라워했다.
어쩌면 가장 흐뭇했던 사람은, 국내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강철 KT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금메달 매치 이튿날인 지난 8일 수원구장에서 박영현의 패스트볼을 여러 각도에서 칭찬했다.
이 감독이 함께 떠올린 시간은 지난 2월이다. 당시 이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KT 캠프에서 박영현의 패스트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항저우에서 던지는 직구를 보니 애리조나에서 던지던 공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당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 구위로만 판단하자면 박영현을 교체 카드로 대표팀에 합류시키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는 게 이날 이 감독이 전한 후일담이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박영현은 고졸 2년차 시즌을 준비하는 신인이었다.
이 감독이 당시 보고 느낀 대로 박영현은 빠르게 KBO리그 간판 불펜투수로 자라났다. 홀드왕(32개)도 이미 굳혔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향후 야구대표팀 구성에서도 우선순위로 지명될 가능성도 커졌다.
박영현의 성장은, 가을야구를 앞둔 KT에도 큰 힘이다. 이 감독은 박영현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동안 손동현의 활용도를 높이고, 이상동도 유연하게 쓰는 등 불펜 카드의 다양화를 이룬 것에 의미를 두면서도 박영현의 가세를 전제로 질적·양적으로 불펜진이 업그레이드되는 그림을 그렸다.
더구나 박영현은 이번 대회에서 긴장도 높은 경기에서 자기 공을 100% 힘으로 던질 수 있는 ‘뱃심’을 입증했다. 살 떨리는 가을야구 승부처에서 보일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되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면 박영현은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돌직구를 던져온, ‘돌부처’ 오승환(삼성)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오승환 못지 않게 다부진이 표정이 오승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 마치 땅에 붙어 비행하는 폭격기를 닮은 ‘레이저 직구’는, KBO리그 넘버1 레전드인 선동열의 직구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번 대회는 박영현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재확인된 무대였다. 아시안게임 이후로도 박영현이 꾸준히 조명을 받을 것 같은 이유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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