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도…장중 환율, 1340원 중후반대 약보합[외환분석]

이정윤 2023. 10. 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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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국고채 10년 13bp 하락
달러인덱스 장중 106선 하회, 달러 약세지지
이란으로 확전 안돼달러인덱스가 안정된 것 같다”
이란 가담 시 유가 급등…“환율 하락은 섣불러”
외국인 투자자 국내증시서 2700억원대 순매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 중후반대에서 약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에 불구하고 전쟁이 확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달러, 채권, 유가 등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어 불안감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반격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공격에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동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54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49.9원)보다 1.05원 내린 1348.8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원 내린 1348.4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환율은 1343.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134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다가 오후 들어 후반대로 하락 폭을 좁히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보복 폭격하고,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했다. 양측의 사망자는 1500명, 부상자도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과 엔화, 달러화 등 안전자산 가치는 오르고 있다.

중동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0월 3일 이후 최고치다. 12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4% 이상 올라 배럴당 88.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 급등으로 연준의 추가 긴축이 덜 필요하다는 연준 인사들의 시장 안정 조치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누그러트리는 듯한 모습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안전자산 가치는 오르고 있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하락세다. 특히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3bp(1bp=0.01%포인트) 내린 4.114%로 나타나고 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이다.

생각보다 달러 강세는 지지되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기준 106.07을 기록하며 소폭 강세다. 장중엔 106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9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8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장중 달러인덱스가 106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봐선, 전쟁 등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채권 금리도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는 걸로 보인다. 주식보다 채권이 리스크 회피 측면에서 빨리 대응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7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실수요 위주 적은 거래량…이란 가담 시, 유가 급등 불가피

시장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에서 이란의 지원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국가는 모두 산유국이 아니라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이란 등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개입하게 되면 국제유가 급등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가담했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는 불가피한데, 이 경우 하루 200만 배럴 수출을 하는 이란의 수출이 중단될 수 있어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가 확대될 수 있으며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국내은행 딜러는 “내년 미국 대선도 있고 지표도 불안해 전쟁이 확전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달러인덱스가 안정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전쟁 이슈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을 아래쪽으로 보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고 했다.

변 전무는 “전날 휴일이었어서 거래 자체가 많지 않다. 실수요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다”며 “오후 상황에 따라서 투기적인 수요도 들어올 수 있겠지만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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