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찍어내기' 대신 '통합' 내세운 이재명…징계 요구 답변 촉각

이재명, 복귀 유세에서 "작은 차이 넘어서야"…재차 통합 강조
징계 청원에 정청래 "숙고 중", 홍익표 "이재명 복귀하면 같이 상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저녁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일대에서 열린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병상에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귀 무대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다시 한번 통합을 강조하며 '비명계 끌어안기'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당내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가 비명계 징계를 요구한 당원 청원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강서구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 원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여 있고 그 장벽의 두께와 높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넘어야지 않겠나"고 했다.

이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고 다시금 역설했다.

단식 이전에도 이 대표는 당내 쇄신과 통합 사이에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며 통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 때문에 도리어 큰, 거대한 권력과 상대하는데 있어서 분열되면 안 된다는 얘기"라며 "하나는 당내 분열도 얘기할 수 있고, 우리 당을 넘어서는 연대와 통합도 얘기하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해 이 대표와 비명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더 이상은 통합을 강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분당까지 거론되며 계파 갈등이 극대화된 가운데 친명계 일부와 강성 지지자들은 가결파 색출과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공천 등을 통한 '쇄신'으로 비명계 축출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다시 한번 비명계를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당장 당내 갈등이 잦아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명계 내에서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고, 지지자들의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서 '가결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며 비명계인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의 징계를 요구한 청원은 당의 공식답변 기준인 5만명을 넘어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단합 메시지는 당대표 출마할 때부터, 그리고 당대표 당선 연설부터 지금까지 계속 1년 넘게 해 온 이야기"라며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간 친명계로 구성된 최고위원회가 비명계의 사퇴 요구 등을 '해당 행위'라고 비판한 만큼 징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청원에 대한 입장을 논의하고 있는 지도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에서는 징계, 숙청, 축출 등을 말한 적이 없다. 최고위와 당 대표가 비상 징계를 할 수 있는데도 안 했다"며 "저희가 답변을 어떻게 할까 숙고 중"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도 "시스템상 윤리심판원에 이관을 하는 경로가 있고, 두 번째로는 반드시 무슨 법적 책임을 묻는, 법적 책임을 하고 판단을 하는 것이 정당에서 바람직하냐. 정당에서는 정치적 해결,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도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이 문제는 고려할 생각이다. 이 대표가 복귀하면 같이 최고위원회에서 상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