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하면 인질 처형”… ‘인간방패’ 내세운 하마스
지상군 투입 시 사상 확대…이스라엘 딜레마
네타냐후 “하마스 잔혹성 IS같아…패배시킬 것”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자 하마스가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 전술로 실제 민간일 살상 참극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 포로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이스라엘이 예고 없이 집 안에 있는 민간인을 폭격하고 살해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수백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하마스는 이렇게 데려간 인질이 100명이넘는다고 주장했다. 이 중에는 외국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무장세력 수십 명은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를 축하하는 야간 음악제 ‘초신성’ 축제에도 난입해 젊은이들을 향해 무차별로 총을 퍼붓고 일부는 인질로 납치했다.
영국 BBC 방송은 구조 업체 자카를 인용해 축제장에서 시신 260구가 발견됐다고전했다.
인질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 집계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군은 100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고 실종자 가족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수가 납치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 사흘간 보복 공세를 퍼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더 공세를 더 강화할 수 있을지 극심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는 상황에 네타냐후 정부가 훨씬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지상군 투입 등 다음 군사 조치를 놓고 고심에 빠지게 됐다는 얘기다.
대대적인 군사 조치 대신에 이스라엘 인질들과 이스라엘이 붙잡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수백 또는 수천 명을 교환한다면 하마스의 선전전에 승리를 안겨주는 꼴이기에 이스라엘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퇴역 장군 출신으로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 연구원인 아리엘 하이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들인 인질들을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하마스와 싸워야 할 때이고 모든 이스라엘인이 이를 지지할 것”이라며 “어떻게 결정하든 모두 패배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오후 각료 회의에서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인정사정없이 쳐야 하고 인질들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실제로 9일 강도 높은 폭격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가자지구 봉쇄도 지시했으며 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공습 전에 경고하던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를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이슬람국가)와 같다면서 이번 전쟁을 문명 세계와 야만의 대결로 규정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어로 한 TV 연설 등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잔혹 행위는 ISIS의 잔혹 행위 이래 보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어린이들을 묶고, 불태우고, 처형했다”면서 “가족들을 그들의 집에서 살육하고, 야외 축제에 있던 수백명의 젊은이를 학살하고, 많은여성과 어린이, 노인, 심지어 홀로코스트 생존자까지 납치했다”고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항상 하마스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이제 전 세계가 안다. 하마스는 ISIS”라며 “그리고 우리는 문명 세계가 ISIS를 패배시켰던 것과 똑같이 하마스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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