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페소화는 쓰레기” 발언에… 아르헨 외환시장 패닉

“달러만이 현 경제위기 타개”
하루만에 환율 7.3% 폭등

아르헨티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가 지난 9일(현지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방송 토론애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2주도 채 남지 않은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떠오른 극우 성향 후보가 페소화 폐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연달아 하자 9일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6일 1달러당 880페소로 거래를 마감했던 환율이 이날 945페소까지 하루 만에 7.3% 폭등한 것이다. 특히 거래 마감 후 장외에서는 1달러당 980페소까지 오르며 전 거래일보다 9%나 올랐다.

아르헨티나 현지 일간지 클라린에 따르면 하비에르 밀레이 대선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자국 통화인 페소화 대신에 달러화를 도입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8월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에 오른 뒤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밀레이 후보는 연 124%에 이르는 물가 상승률을 해결하기 위해 대선 공약으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 도입을 내세우고 있다.

평소 거친 발언으로 유명한 밀레이 후보는 이날도 “페소로 정기적금을 든 사람은 만기가 되면 다 빼라. 페소는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달러화만이 현 경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임을 역설했다. 밀레이 후보가 주장하는 달러화 도입과 중앙은행 폐쇄는 개헌 없이는 현실화하기 어렵기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밀레이 후보의 계속된 발언에 페소화 대비 달러 환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오는 22일 대선에서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해도 1위로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