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전쟁 나가고, 투자 끊기고...‘하이테크 허브’ 이스라엘 지위 흔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본격 발발한 가운데, 이스라엘 경제를 지탱하는 하이테크·스타트업 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술 인력들이 예비군으로 소집될 뿐 아니라, 국제 정세 혼란으로 이스라엘로 몰려들던 글로벌 투자금들도 끊길 수 있다는 것이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하이테크 산업은 지난 수십년간 이스라엘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로, 나라 경제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일자리의 14%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전례가 없는 30만명 규모의 예비군을 소집하면서 각 기업들에 ‘인력난’이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셋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잭 애블린은 로이터통신에 “기술 기업의 직원들이 예비군으로 소집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유명 벤처캐피탈(VC)의 회장인 슈무엘 차페츠(41)는 이날 군대에 자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를 비롯한 회사의 여러 직원과 투자사의 직원들도 징집됐다. 당분간 이스라엘 하이테크 스타트업들이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심사하는 일 또한 ‘올스톱’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을 ‘연구 허브’로 삼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바짝 긴장한 상태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메타, 구글 , 애플을 비롯해 500여개 다국적 기업들이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50년 전부터 이스라엘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온 인텔이 이번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인텔의 4대 생산기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빌아이 등 스타트업 인수에도 활발했고, 지난 6월에는 250억 달러를 투자해 이스라엘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며 인텔의 제품 생산과 미래 계획 등에 먹구름이 끼게 된 것이다.
텔아비브행 비행기가 중단되면서 이스라엘에서 열리던 하이테크 행사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대표적으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원래 기조연설을 하기로 예정됐던 이스라엘 AI콘퍼런스의 참석을 취소했다.
블룸버그는 “올들어 이스라엘 창업계는 사법제도 개편과 관련된 내부 정치적 갈등으로 이미 침체에 직면해 있었는데, 전쟁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계 기업들은 자본을 이스라엘 밖으로 이전하고, 해외 투자 유입은 급격하게 둔화돼 현지 스타트업들이 고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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