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우승구' 던졌던 문보경 "한국시리즈 우승 땐 챙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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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대회 금메달로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하마터면 '우승 기념구'를 잃어버릴 뻔했다.
대만과의 결승전 9회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2루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병살 플레이 송구를 받은 1루수 문보경(LG 트윈스)이 우승 기쁨을 만끽하다가 공을 따로 챙기는 걸 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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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항저우 대회 금메달로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하마터면 '우승 기념구'를 잃어버릴 뻔했다.
대만과의 결승전 9회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2루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병살 플레이 송구를 받은 1루수 문보경(LG 트윈스)이 우승 기쁨을 만끽하다가 공을 따로 챙기는 걸 잊은 것이다.
소속팀 LG에 복귀한 문보경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그냥 좋아서 (공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도 못 했다. 그냥 던진 기억뿐이다. 제가 1루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고 멋쩍게 웃었다.
당시 문보경은 환호하며 1루수 미트와 공을 그라운드에 던졌고, 경기 구심을 맡은 심판원이 주워 포수 김형준에게 공을 건네줬다.
KBO 관계자는 "보통 선수들이 우승 확정 순간에는 정신이 없어서 공을 잘 챙기지 못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따로 챙긴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이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야구 결승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처럼 병살타로 끝났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대회는 1사 1, 2루였고, 베이징에서는 1사 만루였다.
당시 1루수로 마지막 송구를 받은 이승엽은 뒷주머니에 따로 공을 챙긴 뒤 금메달의 기쁨을 즐겼다.
이승엽 감독이 챙긴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기념구와 심판이 따로 챙겨준 이번 대회의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 금메달 기념구 모두 부산 기장군에 마련 중인 야구 박물관으로 향할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이번 우승 기념구도 전달받아 일단 야구회관 지하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추후 전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소속팀 LG에 돌아온 문보경은 아무리 기뻐도 기념구는 꼭 챙겨야 한다는 걸 배웠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LG는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확정했다.
문보경은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 "내가 없을 때 1위 해도 좋으니 금메달을 걸고 돌아오겠다"고 말한 걸 지켰다.
대표팀에서는 1루수였지만, 소속팀에서는 3루수다.
만약 LG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문보경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챙길 수도 있다.
문보경은 "그때는 뒷주머니에 넣겠다"면서 상상만 해도 행복한지 "또 모르죠. 기분 좋아서 던질 수도 있다"며 배시시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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