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상 100명 중 4명 ‘임신 성공’…난임부부 10쌍 중 7쌍 실패
맞벌이 부부 대다수 지원 못받아
정부, 소득기준 폐지 추진 키로
난임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 부부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연령별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지원 건수는 2019년 7만2404건, 2020년 9만2093건, 2021년 10만5022건, 지난해 11만1570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 지원 건수는 만 44세 이하가 2019년 7만1380건에서 2020년 8만9309건, 2021년 10만2103건, 지난해 10만7527건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만 45세 이상 역시 2019년 1024건, 2020년 2784건, 2021년 3118건, 지난해 4043건 등으로 증가했다.
이런 난임 시술비 지원에 따른 전체 임신 성공률은 2019년 30.1%, 2020년 30.2%, 2021년 30.1%, 2022년 28.6% 등으로 30% 안팎이었다. 다만, 임신 성공률은 연령별로 크게 차이가 났다.
만 44세 이하의 경우 2019년 31.1%, 2020년 31.1%, 2021년 30.9%, 2022년 29.5% 등으로 전체 임신 성공률과 비슷했다. 이에 비해, 45세 이상은 2019년 3.7%, 2020년 4.3%, 2021년 4.6%, 2022년 4.1% 등 4% 안팎에 그쳤다.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신체적으로 임신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정부는 2006년부터 애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해 애태우는 난임 부부를 지원해왔다. 2017년 10월부터는 난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난임 지원을 확대했다. 이전에는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보조생식술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었다.
체외수정은 1회 시술 때마다 300만∼500만원을 전액 환자 본인이 짊어져야 했는데, 보험급여를 받게 되면서 부담이 크게 줄었다.
보험급여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나 일부 중산층은 본인 부담 비용을 추가 지원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난임 시술에 대한 건보 적용기준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만 44세 이하 난임 부부만 지원하던 데서, 2019년 7월부터는 연령기준을 없애고 만 45세 이상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은 2021년까지 국가 주도로 이뤄졌지만, 지난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갔다.
현재 대부분 지자체에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180%(올해 2인가족 기준 세전 월 622만원) 이하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맞벌이 부부가 시술비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국가사업에서 지자체 운영사업으로 이양되면서 지역 예산 사정에 따라 일부 소득계층만 시술 비용을 대주는 등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를테면 재정이 넉넉한 서울시는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로 한정했던 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지난 7월부터 소득과 상관 없이 모든 난임부부(사실혼 포함)에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소득 조건에 걸려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애초 내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당장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난임 부부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앞당겨 조기에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명분으로는 저출생 위기 극복과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모든 난임부부는 시술비(본인부담금)를 회당 20만∼110만원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신선 배아 9회, 동결 배아 7회, 인공수정 5회를 지원했지만, 시술별 횟수 제한도 없애고 총 22회 범위에서 희망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보장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함께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지원받도록 난임 시술비 지원의 소득기준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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