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부터 ‘당근마켓’까지 국감장에 소환되는 이유는
탕후루 업체에 ‘청소년 건강’‧네이버에 ‘후쿠시마 수산물 표기’ 질의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재계 인사들이 대거 소환된다.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 이르는 기업 관계자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 총수들의 증인 채택은 비교적 적은 가운데, 네이버,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등 플랫폼기업과 탕후루 운영사 등 프랜차이즈 관계자에 증인 채택이 집중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갑질'과 '노동자 사고' 문제로 불려오는 기업들
대기업 인사로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정 회장을 오는 16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대에 소환해 사업 과정에서 나타난 시공사 하도급업체 갑질 의혹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증인으로 채택한 최 회장은 지난 8월 초 한반도에 태풍 '카눈'이 상륙했을 때, 해외 이사회 일정 중 사외이사들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무위는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등 불공정행위 문제 개선과 관련해서도 기업 인사들을 대거 부른다. 최정민 천재교육그룹 회장은 대리점과 중소서점 등을 상대로 '도서 밀어내기' 등을 요구한 의혹으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피터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이사, 이동형 주식회사 비케이알 대표 이사 등도 출석을 앞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올해 노동자 사망 사고 문제가 발생한 기업의 대표이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이사 등이다. 올해 8월 SPC 계열사인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7월에도 손가락 절단 및 골절 사고가 일어나는 등 연이어 재해가 발생한 바 있다.
올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30대 남성 직원이 폭염 속에서 주차장 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 당시 코스트코는 사망 사실을 노동부에 늦게 신고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소환된 증인들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후속 대책에 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 소환…'보여주기식' 비판도
플랫폼기업의 원산지 표시 문제와 개인 정보 유출, 배달 수수료 문제도 지적된다. 김정우 네이버쇼핑 이사는 오는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소환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통신판매자 중개업자의 수산물 원산지 표시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질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같은 날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도 소환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개인 의료 정보 유출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최근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개인의료정보가 유통되는 상황에 따라,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에 질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등을 소환했다. 함 부사장은 과도한 수수료율 등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와 스타트업 사업 방해 현황 등을 점검받게 된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유통되는 위조 상품 관련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위조 상품 판매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가품 상품에 대한 특허청의 관리‧감독 현황 점검 차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중고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질의응답을 위해 김용현‧황도연 당근마켓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른다. 올 9월 식약처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의약품 불법 판매‧광고 게시글 364건을 적발한 바 있다.
플랫폼 업체들이 불법 유통에 대한 자율 모니터링과 이용자 계정 제한 등 제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가 입법 강화나 관리 감독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국감을 통한 '보여주기식'으로 풀어가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건복지위에선 특정 식품을 겨냥해 관련업체 대표를 소환, '청소년 건강권'에 대해서도 다룰 계획이다.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인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의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탕후루는 과일 등에 설탕을 입힌 중국식 간식으로, 최근 청소년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보건복지위는 탕후루 시럽이 당뇨와 비만 등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김 대표에게 청소년의 건강 문제를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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