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고교생에 무료 콘돔 지급' 법안 반려…"돈 없어서"

주지사 "청소년 성 건강 중요하지만 주 재정 상황 좋지 않아"

[캘리포니아=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든 공립 고등학교 학생에게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예산 문제로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미국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미국 에이즈 의료 재단이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무료로 배포한 콘돔 샘플. 2023.10.10.

[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든 공립 고등학교 학생에게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예산 문제로 좌초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주의회 상원에서 통과된 '청소년 성 건강: 피임 도구' 법안에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7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공립 고등학교 학생에게 무료로 콘돔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같은 당 소속인 캐롤라인 멘지바르 상원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그는 법안을 발의하며 "성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청소년들이 자신과 파트너를 성병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성관계 중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94% 이상이 성병 여부에 대해 테스트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19년 기준 성 경험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고등학생 중 47%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섬 주지사는 "이 법안은 연간 예산 과정에서 공립학교에 지원금이 배정되지 않게 할 수 있다"라며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청소년의 성 건강 개선은 중요한 사안이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주 예산에 190억 달러(약 25조50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며 "주가 지속적인 경제적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재정 적자 규모는 300억 달러(약 40조3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koifla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