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시중은행 희망퇴직금 5년간 10조‘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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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이 희망퇴직금으로 지난 5년간 약 10조 원의 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은행권 희망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희망퇴직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14개 은행(국민·하나·농협·신한·우리·씨티·SC·부산·대구·경남·수협·광주·전북·제주)의 희망퇴직자는 총 1만7402명으로 지급된 퇴직금은 9조6004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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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평균 5.5억원 챙겨
매년 한차례 이상 정례화
목돈 얹어주는 복지 변질
이자이익으로 돈잔치 비판
국내 은행권이 희망퇴직금으로 지난 5년간 약 10조 원의 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7402명이 짐을 쌌는데, 1인당 평균 약 5억5000만 원을 챙겼다. 원래 은행권 희망퇴직은 구조조정 등 경영상의 이유로 꼭 필요할 때 긴급하게 실시돼 왔으나 최근엔 매년 정례화해 직원들에게 목돈을 얹어주는 복지제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은행권 희망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희망퇴직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14개 은행(국민·하나·농협·신한·우리·씨티·SC·부산·대구·경남·수협·광주·전북·제주)의 희망퇴직자는 총 1만7402명으로 지급된 퇴직금은 9조6004억 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은행권 전체 퇴직자(2만6852명)의 64.8%, 전체 퇴직금(10조1243억 원)의 94.8%로 절대적 수준을 차지하고 있었다.
희망퇴직자(희망퇴직금)는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2018년 2573명(1조1314억 원)과 2019년 2651명(1조4045억 원), 2020년 2473명(1조2743억 원)으로 2000명대를 유지했다가 2021년 3511명(1조9407억 원), 2022년 4312명(2조8283억 원)으로 폭증했다. 올해에도 이미 7월까지 1882명(1조212억 원)이 짐을 쌌다. 5년간 희망퇴직자가 가장 많은 은행은 국민은행(3671명)이었고, 희망퇴직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씨티은행(1조7593억 원)으로 1인당 평균 8억2600만 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은행권 희망퇴직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은 희망퇴직이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을 이유로 특별하게 진행되던 과거와 달리 매년 한 차례 이상 정례화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규모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36개월치 월급 외에도 수천만 원의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두고 고금리 아래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이익으로 희망퇴직금만 늘려 왔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강 의원은 “고금리에 서민경제가 어렵고, 천문학적 수준의 금융사고로 인해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는 시점”이라면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복지지원금 성격을 가진 희망퇴직금 지급 관행에 대해 공공재 역할을 하는 은행은 숙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당국은 전체 퇴직금 규모를 과도하게 넘는 수준의 희망퇴직금 지급 은행에 대해서는 운영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은행업권은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로 보이지 않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에서의 희망퇴직금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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