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서민층 ‘벼랑끝’ … 캠코에 넘긴 저축은행 부실채권 2786억

이관범 기자 2023. 10.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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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충격파가 커지는 가운데 저축은행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긴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세다.

저축은행권뿐 아니라 1금융권과 공공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매입한 캠코의 전체 무담보채권액은 2021년 5조 원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조7773억 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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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수액 이미 넘어서
취약차주 부실 우려 현실화

고금리·고물가 충격파가 커지는 가운데 저축은행권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넘긴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세다.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한 2금융권 이용자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으로 취약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실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캠코가 올해 저축은행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채권액은 27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캠코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취약가계 부실채권 등을 사들여 금융시장 건전성 제고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저축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무담보채권액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430억 원 규모에서 2021년 670억 원, 지난해 2018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8월까지 집계된 규모는 이미 지난해 인수액을 뛰어넘어 수년 내 최고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른 업권까지 포함한 전체 무담보채권 인수 규모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1년 폭증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권뿐 아니라 1금융권과 공공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매입한 캠코의 전체 무담보채권액은 2021년 5조 원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조7773억 원으로 줄었다. 이 중 보험업과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업, 대부업권으로부터 사들인 무담보채권액도 2021년 3조3165억 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에는 4940억 원, 올해(1∼8월) 1855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2020년 2400억 원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이와 관련,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이 맞물려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가 많은 2금융권 이용자의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5.33%로 작년 말(3.41%)보다 1.92%포인트 상승했다.

양 의원은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층의 경제 상황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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