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10승도 힘든데 6월에 와서 11승…대체 외인 신화, 가을까지 잇는다 “11월 야구? 추워도 OK”
[OSEN=이후광 기자] 풀타임 10승도 힘든데 6월 말 팀에 합류해 10승을 넘어 11승(다승 공동 8위)을 거뒀다. 그러나 브랜든 와델(29·두산)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체 외국인 성공 신화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 우승반지를 거머쥐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브랜든은 지난 8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와 함께 시즌 11승(3패)째를 챙겼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패이자 6연승을 달리며 팀의 2-1 승리를 뒷받침했다. 팀의 2연패 탈출 및 3위 싸움 생존을 이끈 값진 호투였다.
경기 후 만난 브랜든은 “나보다 팀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2-1은 공격, 수비, 그리고 모든 투수들이 잘해야 가능한 스코어다”라며 “나는 구속과 로케이션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구종을 갖고 있다. 오늘도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브랜든은 지난 6월 13일 총액 28만 달러(약 3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대만 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한 그는 팔꿈치를 다쳐 웨이버 공시된 딜런 파일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두산맨이 됐다. 브랜든은 지난해에도 7월 총액 23만 달러에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남긴 바 있다.
두산의 외국인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브랜든은 복귀전이었던 6월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에도 패전투수가 됐지만 6월 2경기서 평균자책점 0.69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기세를 이어 17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58의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브랜든은 KT 윌리엄 쿠에바스에 이어 6월 첫 등판한 역대 대체선수 중 10승을 기록한 두 번째 투수가 됐다.
비결이 무엇일까. 브랜든은 “한 가지 요인을 짚기는 어렵다. 내 임무는 마운드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 끌어주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임무만 하면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승리까지 찾아왔다”라며 “승리는 내가 잘했다고 얻는 게 아니다. 야수들이 수비와 공격에서 잘해줘야 할 수 있다. 나보다는 팀원들이 일궈낸 승리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처음 만난 ‘152억 포수’ 양의지와의 배터리호흡도 11승에 한 몫을 했다. 브랜든은 “양의지와는 심플하게 경기 전략을 짠다. 스트라이크존을 빠르게 공략하고,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며, 공짜로 볼넷을 주지 말자는 플랜이다. 타자들의 밸런스를 흔들리게 하고, 경기를 빠르게 운영하는 게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든의 다음 목표는 포스트시즌까지 대체 외인 성공 신화를 잇는 것이다. 9위팀의 대체 선수로 뛰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가을야구 등판이 유력한 상황. 두산은 4위 SSG에 근소하게 앞선 3위(71승 2무 63패)에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고 있다.
브랜든은 “모든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뛰는 순간을 꿈꾸며 프로에 입단했을 것이다. 나 또한 가을야구에 나가면 흥분될 것 같다. 지금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나의 최근 가을야구는 2018년 마이너리그였다”라며 “다만 팀이 지금 순위싸움 중에 있다. 몇 위로 시즌을 마감할지 모르고 아직 경기가 남아서 가을야구를 생각하기보다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2023시즌 KBO리그는 잦은 우천 취소로 인해 11월 중순은 돼야 한국시리즈를 비롯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선수들은 11월 초겨울 날씨를 극복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브랜든은 “11월 중순까지 야구해본 적은 없다”라고 웃으며 “춥지만 괜찮을 것 같다. 우리가 그때까지 야구를 한다는 건 그만큼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따뜻한 걸 좋아하지만 밖에 나가서 집중하면 날씨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다”라고 우승을 향한 욕심을 넌지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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