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한 사우디… 부산엑스포 유치 반사이익 보나

이한듬 기자 2023. 10. 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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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한국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이스라엘과 같은 편에 서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하지만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국가의 표가 사우디가 아닌 한국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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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사진=로이터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한국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가 이스라엘과 같은 편에 서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면서다.

9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갈등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또한 분쟁에서 국제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겨냥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은 서방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5개국 정상은 이날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한 확고하고 단합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그 대가로 방위협약을 맺는 안을 미국과 논의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계기로 서방과 중동 국가의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대화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부산엑스포라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건 한국은 현재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로마는 2015년 밀라노에서 엑스포가 열렸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 열세로 평가받고 있으며 리야드가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힌다.

하지만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국가의 표가 사우디가 아닌 한국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181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2030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한다. 후보지가 3곳 이상이면 3분의 2(122표) 이상 득표한 곳이 선정되는데 현 상황에서는 한 국가가 한 번에 3분의 2를 가져가긴 어려워 1차에서 한 곳이 탈락하고 2차 투표에서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를 계기로 서방과 사우디의 갈등이 표면화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를 지지하던 BIE 회원국의 표가 부산이나 로마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로마도 유치 의사가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최근에 엑스포를 개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산이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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