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 혐의’ 조합장 당선자 1338명 중 98명 재판 넘겨져

[국감브리핑] 기소된 농협 조합장 5명 구속
홍문표 의원 “당선인들 위법행위로 혈세 수십억 낭비”

홍문표 의원./뉴스1

(홍성ㆍ예산=뉴스1) 이찬선 기자 = 지난 3월 치러진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1338명 중 98명이 불법선거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3대 조합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선된 농협 조합장 1106명 가운데 81명이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협은 90명 가운데 13명이 기소됐고, 산림조합에서는 142명 가운데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기소된 농협 조합장 가운데 5명은 형사 구속됐다. 금권 선거와 조작 선거를 씻어내고자 지난 201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 선거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지만 불법 선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의 한 조합장은 불법선거운동 혐의와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때 4200만원의 법률비용을 농협 비용으로 지출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1회 선거부터 기준으로 하면, 총 3320명의 당선인 가운데 312명이 기소돼 기소율은 전체의 10%에 육박한다. 구속도 28명에 달했다. 이로 인해 농협에서만 124회의 재보궐선거를 치렀다.

도덕적 해이도 심각했다. 수협 조합장에 뽑힌 이후 재판에 넘겨진 19명에게 36억2800만원의 성과급까지 지급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1인당 성과급은 1억9100만원에 달했다.

홍 의원은 “평균적으로 조합장 선거를 한번 치르는데 드는 비용이 2700만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당선인들의 위법 행위로 인해 국민 혈세만 수십억 낭비된 것”이라며 “조합 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조합장들의 범죄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중앙회의 개선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chans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