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의 반전, 깜짝 변신한 GK로 이탈리아 세리에A 베스트 11
프랑스가 자랑하는 골잡이 올리비에 지루(37·AC 밀란)의 반전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팀 동료의 퇴장으로 갑작스럽게 낀 골키퍼 장갑으로 놀라운 선방쇼를 펼친 덕분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이 지루의 활약을 인정했을 정도다.
세리에A 사무국은 지난 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3~2024 8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을 발표하면서 지루를 골키퍼 부문 수상자로 뽑았다.
세리에A 사무국은 “새로운 로쏘네리(AC밀란의 애칭)의 골키퍼(지루)가 놀라운 선방으로 승점 3점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지루가 8일 제노아 원정에서 보여준 선방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최전방 골잡이로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1-0으로 앞선 종료 직전 골키퍼 메냥이 상대 공격수와 경합 과정에서 반칙을 저지르면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됐다.
메냥이 무릎으로 상대를 공격한 장면이 비디오 판독(VAR)에 잡히면서 퇴장을 당했는데, AC밀란이 이미 5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한 것이 문제였다. 누군가 메냥을 대신해 골키퍼로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루가 골문 앞에 섰다.
지루는 그저 골문을 지키는 것을 넘어 슈퍼 세이브까지 선보였다. 그는 종료 직전 제노아의 게오르게 푸스카스와 1대1 찬스에서 몸을 던지면서 동점골을 내줄 위기를 막아냈다.
세리에A 사무국에 앞서 AC밀란도 지루의 놀라운 변신을 마케팅에 활용해 신바람을 냈다.
홈페이지에 지루를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골키퍼 유니폼까지 판매해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도 지루를 10월 A매치에 소집하면서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 포지션으로 뽑는 재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루 본인도 이 같은 반응이 기쁜 모양새다. 그는 “내 커리어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면서 “(마지막 선방 장면에선) 거의 골이라 생각해 골문 밖으로 뛰쳐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푸스카스가 내 팔을 걷어찼지만 골을 막아냈으니 괜찮다”고 웃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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